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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G_ep.120 한반도를 지켜온 비밀의 성 '산성'_14.06.26

우리 주변 모든 것들의 역사를 찾아가는 여행, 프롬 시간입니다. 사적 제 57호인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는 반가운 소식 들으셨을 텐데요. 우리나라에 무려 1천여 개가 넘는 산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분들은 많지 않으실 겁니다. 한민족의 역사와 함께해온 산성의 깊은 역사를 알아봅니다. [리포트] 산세를 따라 산에 쌓은 성, 산성 역사 속에서 많은 나라들은 산성을 지어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막고 불가능한 전투를 가능으로 만들기도 했는데요. 특히 산지 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산성의 기원은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깊습니다. 기원전 1000년 전부터 부족을 이루고 살던 우리 민족은 아직 국가를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부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산에 성벽을 쌓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렇게 만들기 시작한 산성이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러 절정에 이르게 되고 고구려의 안시성, 백제의 북한산성 등을 비롯해 한반도에만 모두 1,200여 개의 산성이 세워지게 됐다고 합니다. 한국은 ‘산성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죠. 한국의 산성은 대체로 초기에는 흙으로 지었지만 후기에는 돌로 쌓아올려 만드는 특징을 보이는데요. 백제는 토성, 고구려는 석축성 그리고 신라 시대에는 토성과 석축성이 섞여 나타나며 시대별 국가별로도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이런 우리나라 산성의 가장 큰 특징은 산악 지형의 이점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인데요. 지형을 따라 성벽을 세우다보니 그 모양이 불규칙적이어서 산성의 존재조차 알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적으로부터 방어를 하는 데 탁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적들이 많은 힘을 들여가며 험난하고 굽이진 산을 올라야 했기 때문에 적을 공격하기에도 제격이었죠. 성 안에 수많은 군인과 백성들이 상주할 수 있도록 큰 규모로 짓는 것도 한국 산성의 특징입니다. 이 대규모 산성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번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입니다. 둘레 11.76 킬로미터, 면적 52만 8,000 제곱미터로 서울의 남북을 지키는 남한산성에는 당시 성 안에 45개의 연못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경지까지 있을 정도였다는데요. 따라서 적이 침입할 때 일시적으로 방어만 했던 다른 산성들과 달리 남한산성에는 백성들이 민가를 이뤄 살았고 위기 상황에 왕이 피난할 수 있는 예비 왕궁까지 갖추면서 임시 수도의 역할까지도 했습니다. 오천년 역사와 함께 시작해 지금까지도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이 있어 살아있는 유산으로 불리고 있는 한국의 산성이 지금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