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기찻길 위로 추억을 기록하다~ 남도 800리 경전선 2부 추억 [풍경이 있는 여행 KBS 20101203 방송] скачать в хорошем качестве

느린 기찻길 위로 추억을 기록하다~ 남도 800리 경전선 2부 추억 [풍경이 있는 여행 KBS 20101203 방송]

[풍경이있는여행] 서해 갯벌 겨울 낭만을 만나다 (2) 삶과 역사 ■ 경전선, 가을 속을 달리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다 하여 붙어진 이름의 철길, 경전선. 경전선을 따라 달리는 기차는 경상도를 지나 전라도로 접어들었다. 경상도를 지나는 경전선이 사람과 어우러진 추억을 자아낸다면 전라도를 지나는 경전선은 자연 속에 녹아든 듯 낭만을 그려내고 있다. 느릿느릿 가는 기찻길 경전선. 하지만 만추의 풍경은 그 느림이 지루함이 아닌 서정적인 낭만으로 다가오고 있다. ■ 간이역, 특별함을 입다 하루 4~5번 기차가 쉬어가도 10여 명 남짓 사람들이 오가는 경전선의 간이역들. 인적이 뜸한 간이역들이 특별함을 입고 객들을 손짓한다. 경전선을 타고 가다 보면 간이역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추억이 될 만한 곳을 만날 수 있다. 광양에 위치한 진상역. 겉보기에는 영락없는 역이다. 그러나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대기실의 자리에는 식탁이 있고 안내판 대신 메뉴판이 있다. 2004년 무인역으로 바뀐 역사는 한 역장의 아이디어로 한우식당으로 바뀌었고 경전선의 명물이 되었다. 나주에 위치한 남평역.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이자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 배경지로 더 유명한 이곳은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보다 간이역을 보고자 찾아온 여행객들이 더 많다. 1930년 세워진 간이역은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세월을 보내왔고 그 모습이 풍경 속에 온전히 녹아들었다. 이러한 남평역의 모습을 담기 위해 사진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성에 있는 명봉역 역시 드라마 여름향기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 길을 따라 떠나다 경상도를 떠나 광양으로 들어온 경전선은 순천, 보성, 나주를 거쳐 광주에서 그 걸음을 멈춘다. 길이 가는 곳마다 마을은 각각의 색으로 객들을 반기다. 가을의 서정, 순천 가을의 끝자락 갈대는 가을의 서정을 노래한다. 순천을 대표하는 관광명소인 갈대밭은 전국 최대의 규모로 순천만 연안 들녘을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그 색을 온전히 드러낸다. 그리고 순천만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건 일몰이다. 물이 빠져나가는 물길 위로 붉은빛이 내려앉고 갈대 사이 은신처를 둥지를 튼 철새가 일제히 날아오른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가는 자연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곳이다. 바다 사람의 삶, 보성 벌교 이른 아침 바다로 나간 배들이 다시 포구로 돌아온다. 배 한가득 꼬막이 실려 있고 차디찬 바람에 붉게 얼은 촌로의 얼굴 위로 미소가 잔잔히 번진다. 벌교 꼬막의 맛은 그 지역 출신의 소설가 조정래가 태백산맥에서 묘사한 것처럼 ‘간간하면서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복합적인 맛이다. 그것이 겨울 바다의 맛이기도 하다. 제철 자연의 맛을 찾아 올해도 어김없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다행히 꼬막이 풍년이다. 옛 포구의 영화, 나주 내륙이지만 바다를 향해 포구가 열려 있던 영산포. 이곳에는 국내 유일의 내륙 등대가 남아 있다. 100여 년 전 깜박이는 불빛으로 포구에 당도했음을 알렸던 옛 등대는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 속에 서서 영산포의 영화를 말해주고 있다. 일제 수탈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나주의 영산포는 세월이 흐른 지금 근대 역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명소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 기차가 떠난 철길, 사람의 품으로 들어오다 밀양에서 출발한 경전선이 발걸음을 멈춘 곳, 광주다. 광주에는 사라져가는 경전선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바로 시내를 가로지르는 푸른길 공원이다. 옛 경전선이 지나가던 광주역~효천역 구간이 2000년 8월 외곽으로 이설함에 따라 폐선이 되었고 이후 시민들의 위해 녹지공간으로 탈바꿈했고 공원 안에는 낡은 기차와 폐선로, 옛 사진들이 남아 그 추억을 반추하게 한다. 과거 사람들의 발이 되어주었던 경전선은 그 기능이 멈춘 지금도 추억의 장소로 사람들의 품 안에 머물고 있다. ■ 기차, 낭만을 말하다 누구나 한 번쯤 기차를 타고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고 다른 누군가는 지친 일상을 달래기 위해 기차에 오른다. 한때는 빼곡하게 사람들이 타고내리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기차들이 길 위를 오고갔던 경전선. 지금은 그 모습을 만날 수 없다. 하지만 그때의 기억은 추억으로 남고 그 추억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설렘으로 다가와 경전선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한다. 그리고 그 설렘은 다시 추억이 된다. 6시간 느린 기찻길 위 추억을 담아 달리는 경전선 기차.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경전선은 곧 낭만이라고. #경전선 #기차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