巫(무); 경계의 혼재 - 최지운 작곡 скачать в хорошем качестве

巫(무); 경계의 혼재 - 최지운 작곡

巫(무당 무)는 윗횡선(─)은 하늘(天), 아랫횡선(─)은 땅(地)을, 중앙의 종선(│)은 연결(신의 강림), 좌우의 사람(人人)은 소매를 펄럭이며 춤을 추는 무당을 나타낸다. 이렇듯 무당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고 산 자와 죽은 이를 잇는 중개자라 할 수 있다. 특히 신이 내린, 예컨대 굿과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본인을 매개로 상반된 두 경계(하늘-땅, 삶-죽음)가 혼재되는데, 이 작품은 이러한 무속적 합일을 거문고와 피아노, 타악의 3중주로 표현하였다. 전체적으로 작품을 관통하는 음악적 소재는 경기도당굿의 장단이다. 하지만 기존 장단을 나열하고 그 위에 선율을 얹는 피상적 차용에 그치지 않고, 각 장단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징을 추출하여 이를 기반으로 변형·발전시켰다. 또한, 한 부분(Section)에 한 장단을 배치하는 것이 아닌, 유사성과 상이성을 가지고 있는 두 장단이 혼재되도록 하였다. 구체적으로 ‘진쇠+올림채’, ‘겹마치기+당악’, ‘부정+도살풀이’, ‘당악+발뻐드레’가 등장하는데, 이는 모두 리듬구조 또는 빠르기, 호흡 등의 유사점을 매개로 한 것이다. 거문고는 전성, 추성, 퇴성, 농현 등 다양한 시김새를 중심으로 진행하며 때때로 계면조(육자배기 토리)의 속성을 비추기도 하지만, 이것이 지배적으로 흘러가지는 않고 마치 무당이 춤을 추듯 자유롭게 다양한 조성과 토리를 넘나든다. 피아노는 때로는 선율적으로, 때로는 타악기처럼 리듬적 반주 역할을 하며, 상반된 속성을 가진 두 화음의 결합을 통해 혼재를 표현한다. 타악에는 장구, 징, 바라, 꽹과리, 무령(방울) 등 전통악기가 사용된다. 하지만 전통적 타악의 역할인 리듬을 제시하는 반주에 그치지 않고, 간헐적이지만 효과적으로 동기의 발전을 주도하며 선율악기(거문고, 피아노)와 동등한 지위를 부여받는다. 거문고 : 강태훈 피아노 : 최지운 장구 : 황정현 2024.10 초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