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 3주일 가해 / 자선주일 / 2025년 12월 14일 / 김유정 유스티노 신부 / 대전 노은동 성당 / 매일 강론 скачать в хорошем качестве

대림 제 3주일 가해 / 자선주일 / 2025년 12월 14일 / 김유정 유스티노 신부 / 대전 노은동 성당 / 매일 강론

대림 제 3주일 가해 / 자선주일 / 2025년 12월 14일 김유정 유스티노 신부 / 대전 노은동 성당 / 매일 강론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원고 보기] https://cafe.daum.net/noeunsd1004/UuA... 이사 35,1-6ㄴ.10; 야고 5,7-10; 마태 11,2-11 찬미 예수님 지난 한 주간 안녕하셨어요? 오늘은 대림 제3주일이며 자선 주일입니다. 오늘 사제는 장미색 제의를 입는데요, 장미색 제의를 입는 날은 1년에 두 번, 대림 제3주일과 사순 제4주일입니다. 오늘 입당송이 ‘기뻐하여라’로 시작하는데, 이를 라틴어로는 ‘가우다떼’라 하고, 사순 제4주일 입당송은 ‘즐거워하여라’는 뜻의 ‘레따레’로 시작하기 때문에 라틴어로 각각 가우다떼 주일, 레따레 주일이라고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기다림 속에서 지치고 힘든 분들께 미리 기쁨을 맛보고 힘을 내라고 격려하기 위해 이렇게 두 주일을 기쁨의 주일로 지내는 것인데요, 기쁨을 자선을 통해 나누고, 또 이웃과 나누는 가운데 더 기쁘게 지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말한 예언자들을 고난과 끈기의 본보기로 삼으라”는 제2독서의 말씀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몇 년 전 가족 휴가 중에 제가 차를 운전하고 있었는데요, 뒷좌석에 앉으신 아버지께서 물으셨습니다. “거, 내가 평상시에 좀 궁금한 게 있는데, ‘더’가 두 종류가 있잖아” “더가 두 종류가 있다뇨?” “더위할 때 ‘더’하고, ‘버더나무’ 할 때 ‘더’가 있잖아. 둘 다 발음이 같은데 왜 글자를 다르게 쓰나?” 저희 아버지 고향은 경상북도 김천입니다. 저는 하마터면 운전대를 놓칠 뻔 했습니다. 동생이 대답했습니다. “아버지, 더위는 ‘더’구요, 버드나무는 ‘드’예요” “그래, 버더나무, 똑같잖아” 저희 아버지는 유독 ‘으’ 와 ‘어’ 발음을 구분하지 않으셨는데요, 한번은 명절에 역시 차를 몰고 외삼촌 댁에 가면서 골목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직진해야 하는지 헛갈리던 상황에서 아버지께서 ‘더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직진했더니 아버지께서 ‘더 가라니까?’ 하셨습니다. 알고 보니 ‘들어가’라는 뜻의 ‘드가’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더 가라면서요’ 했더니 ‘내가 언제 더가라켔어? 더가라켔지’ 하셨습니다. 왜 이 말씀을 드리는가 하면, 제가 신학교에 있을 때, 방학 중에는 신학교에서 소임 중이시던 수녀님들과 함께 미사를 드렸는데, 6년 전 오늘, 부산 출신의 수녀님이 독서를 하시던 장면이 떠올라서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마지막 구절을 수녀님께서는 이렇게 읽으셨습니다. “거덜언 환호하며 시온에 덜어서리니 껕없넌 절거움이 거덜 머리 위에 넘치고 기뻠과 절거움이 거덜과 함께하여 설펌과 탄식이 사라지리라.” ‘으’ 발음이 열다섯 번 나오는 구절입니다. 경상도 출신이신 분들 기분 나빠하시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저도 본적은 영남 사람입니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오는 길을 노래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곧 하느님 백성인 우리가 자신의 죄와 타인의 죄로부터 자유롭게 되고, 우리의 고향이신 하느님께 돌아와 하느님 모상으로 온전히 회복되며, 일생 싸워왔던 슬픔과 고통이 끝이 나고 기쁨과 즐거움에 사로잡히는 날을 예고합니다. (Oswalt, 1:626) 그렇기에 “끝없는 즐거움이 우리 머리 위에 넘치고 기쁨과 즐거움이 우리와 함께하여 슬픔과 탄식이 사라질 것”입니다. 앞서 4절에는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라는 말씀이 나오는데요, 이는 “하느님께서 너무 멀리 계셔서 그분께 닿을 수가 없다.”라는 탄식에 대한 응답입니다. 곧 “너희는 그분께 닿으려 할 필요가 없다. 그분이 너희에게 오신다.”라는 의미입니다. (Oswalt, 1:623) 하느님께서 오시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제1독서는 이렇게 예고합니다. “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 다리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구약성경은 땅이 병이 들면 사막이 된다고 보았고, 병에 걸린 사람과 땅은 노예 상태에 있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생명을 부어주시면, 오늘 1독서의 첫 구절처럼, 광야와 메마른 땅과 사막이 즐거워하며 꽃을 피우고, 병든 사람은 낫게 된다고 본 것입니다. 이사야의 이 예언은 예수님께서 오심으로써 이루어졌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요한의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예수님께서 오심으로써, 물질적 이익에만 눈이 멀었던 사람들이, 하느님의 사랑과 자신에 대한 하느님 계획에 눈 뜨기 시작합니다. 자기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고 하느님 말씀에는 귀먹었던 사람들이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죄의 침상에 누워 있던 사람들이 일어나 하느님 나라를 향해 걷기 시작합니다. (The Word of God, 1:65)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놀라운 것은,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의 소식을 감옥에서 전해 듣고 제자들을 보내어 “오실 분이 당신입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하고 물었다는 것입니다. 요르단강에서 예수님께 세례를 주고, 예수님을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라고(요한 1,29) 소개했던 요한이 왜 예수님을 메시아로 알아보지 못하였을까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3년 전 오늘 삼종기도 훈화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복음은 요한이 감옥에 갇혀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이는 단순히 물리적인 장소를 넘어 그가 겪고 있던 내적 상태를 떠올리게 합니다. 감옥에는 어둠이 있고, 명확하게 보거나 그 너머를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이 부족합니다. … 이는 가장 위대한 신앙인조차도 의심의 터널을 통과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때로는 영적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기도 합니다. … 한 위대한 신학자는 하느님을 ‘단계적으로 재발견해야 하며... 때로는 그분을 잃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재발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H. de Lubac, Sulle vie di Dio, Milano 2008, 25). https://www.vatican.va/content/france... 신앙생활의 햇수가 오래될수록 우리는 하느님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어느 때엔 하느님에 대해 점점 더 모르겠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그분이 얼굴을 감추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신앙이 퇴보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거쳐야 할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하느님께서 하신 일들을 보고 하느님을 알아가려 노력해야 합니다. 감사할 일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그 일을 누가 해주셨는지, 왜 해주셨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요즈음 예비신자들을 면담하면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가장 잘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 바로 성탄에 있을 세례를 준비하고 계신 예비신자들이 아니신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분의 권유로 혹은 스스로 성당에 오셔서 교리를 배우며, 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모습에 감동하고 계셨습니다. 많은 인도자를 보내시고, 마음의 문을 열어 주시고, 신부님과 수녀님을 통해 교리를 가르쳐주시고, 봉사자들을 통해 봉사하고 계신 분은 다름 아닌 하느님 자신이십니다. 우리 모두도 하느님께서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시기에 지금 이 자리에 와 있음을 되새기며,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당신의 천사들을 통해 수많은 은총을 베푸시는 주님께 감사드려야겠습니다. 오늘부터 구역장님과 반장님, 그리고 레지오 단원들이 쉬는 교우 가정을 방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 둔 채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느냐?”(마태 18,12)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쉬는 교우들을 찾아갈 때 예수님께서 동행하고 계십니다. 길 잃은 당신의 양을 직접 찾아가시는 분은 다름 아닌 예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연말이 되어 몸도 마음도 바빠지고, 어디론가 ‘더 가’야 할 것 같은 분주한 마음이 듭니다. 아버지께서는 ‘더 가’라고 하지 않으시고, 쉬고 있는 교우의 집으로 ‘들어가’라고 하십니다. 연락을 자주 드리지 못한 부모님과 가족이 있다면 시간을 내어 찾아뵙거나 따뜻한 말 한마디의 안부라도 드리면 좋겠습니다. 무엇인가 더 사기 위해 어디론가 ‘더 가’지 말고, 우리 마음 깊은 곳 안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거기서 주님은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성탄을 고대하는 우리에게 주시는 기쁨의 말씀이, 우리를 통하여 우리가 만나는 분들에게도 전해지기를 기도합니다.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너희는 환호하며 시온에 들어서리니 끝없는 즐거움이 너희 머리 위에 넘치고 기쁨과 즐거움이 너희와 함께하여 슬픔과 탄식이 사라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