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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절단됐는데.. 동료 조리사는 점심 준비

◀ 앵 커 ▶ 진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점심을 준비하던 조리사가 절단기에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가 났습니다. 조리사 인력이 크게 부족해 언제든 벌어질 사고였다는 비판이 나왔는데요. 사고가 난 뒤에도 동료 조리사들이 점심 준비를 계속한 상황을 두고도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전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진천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입니다. 어제(17) 오전, 이곳에서 점심을 준비하던 조리실무사의 손가락이 절단됐습니다. 찌개에 들어갈 무를 자르기 위해 절단기를 사용하다 오른쪽 중지 일부가 잘려나갔습니다. 손이 칼날에 닿지 않도록 보호하는 덮개가 있었지만, 커다란 무가 이곳에 들어가지 않아 덮개를 열고 작업을 하다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해당 조리사는 충북교육청 소속 공무직으로 13년 조리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었습니다. ◀ st-up ▶ 신고 접수 5분 후 현장에 도착한 소방 당국은 접합 수술을 위해 여성을 청주의 한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조리실에서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지만, 현장에 함께 있던 동료 조리사와 실무사 10명은 학생들 점심 식사를 계속 준비해야 했습니다. 천3백 명에 이르는 학생과 교직원의 식사를 당장 대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너무 가혹하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 SYNC ▶ 박진희/충북도의원 "동료가 어찌 됐든 기계에 손가락이 잘려 있는 사고를 당한 그 공간이란 말이죠. 그런데 이분들이 그 공간에서 여전히 아이들의 급식을 준비해야 된다는 상황은 굉장히 비인간적인 작업 환경인 거죠." 교육청에서는 사고를 목격한 동료 조리사들에게 트라우마 치료를 지원해줬다면서, 당시 점심 준비를 계속한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 INT ▶ "어제도 사안이 발생했을 때 우리 도에서 트라우마가 생길 걸 염려해서 바로 심리지원단이 가서 지원하고 하면서 지금 시스템이 잘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 학교 급식실의 조리 종사자는 모두 11명. 1,300여 명의 식사를 준비하니 한 사람당 118명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에서는 조리 인력 1명당 75명이 적정인력인데, 1.5배 이상 많은 인원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력이 크게 부족해 바쁜 상황에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안전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겁니다. ◀ INT ▶ 배미경/학비노조 충북지부 수석부지부장 "보통 9시에서 10시, 11시. 2시간 안에 그 많은 아이들 식단을 준비해야 되는 그런 시간이 엄청 많이 부족하죠. 그리고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압박돼 있는 상태에서" 논란이 커지자 학교 측은 함께 근무한 노동자들의 심리 안정을 위해 이번 주까지는 간편식과 대체식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충북교육청은 절단기 제조 업체에 해당 절단기 칼날의 멈춤 속도가 더 빨라지도록 개선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전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임태규)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