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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크툴루 박사님의 상담비는 진짜 무료인가요? A. 네, 금전적인 대가는 없습니다. 그의 상담은 거래가 아니라 공생의 형태에 가깝습니다. 크툴루 박사는 인간의 어두운 감정을 주식으로 사용합니다. 누군가의 불안, 슬픔, 분노, 절망 같은 감정들은 그에게는 영양분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이죠. 그는 그 감정들을 먹음으로써 존재를 유지하고, 그 덕분에 사람들은 마음의 무게를 덜어냅니다. 치료를 마친 인간은 놀라울 만큼 맑은 정신을 되찾습니다. 잡음이 사라지고, 마음은 수정처럼 투명해집니다. 하지만 간혹 너무 맑아진 나머지, 감정조차 증발한 ‘무’의 상태로 머무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는 그럴 때마다 조용히 경고하듯 말하며 비웃곤 합니다. “너무 맑은 물엔, 아무 생명도 살지 못하니까.” 결국 그의 무료 상담은 자비가 아니라 순환입니다. 인간이 어둠을 내놓고, 그는 그것으로 살아갑니다.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가장 묘하고도 완벽한 균형 속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