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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을 준비하는 북한산성. 9부 북한산과 삼각산, 명칭논란에 대하여

삼각산이 장관입니다. 삼각산은 북한산의 중심으로 백운대(835.6m), 인수봉(811.1m), 만경대(800.6m)로 구성된다. 산 사면의 경사는 70°에 달하고 백운대 정상에는 약 500㎡의 평평한 곳이 있어 등반객과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만경대의 옛이름은 국망봉이며 정상부의 산세가 불규칙하다. 고구려의 왕자 온조와 비류가 남쪽으로 내려왔을 때, 한산에 이르러 부아악에 올라 살 만한 곳을 살펴본 곳이 삼각산이며, 무학대사가 조선의 수도 후보지를 찾아다닐때 백운대와 만경대에 이르러 비봉에 오르니 비석에 “무학이 길을 잘못 들어 여기에 이른다”라고 씌여있어 길을 바꾸어 내려가 궁성터(오늘의 경복궁)를 정하였던 곳이 바로 이 산이다. 조선시대 김상헌이 병자호란 때 중국으로 끌려가며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라는 시를 읊은 곳이기도 하다. 외국인은 물론 대한민국 사람들도 산을 좋아하지 않거나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많이 헷갈리는 점이지만, 한자 이름만 북한과 같을 뿐 북한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 서울의 북쪽에 있어서 북한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해당 산을 부르던 본래 이름은 삼각산으로, 북한은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총독부에 의해 명명된 100년 남짓된 새로운 행정명이다. 다만 일제로 인해 명칭만 바뀌었을 뿐 북한산이라는 명칭 자체는 아주 근본이 없는 것은 아니고, 고대 시절부터 한강의 이북 지역, 즉 한산(서울)의 북쪽 일대를 가리키는 단어였다. 사용 빈도는 조선 후기부터 증가했는데, 삼국시대 시절에도 한강 이북을 가리키는 말로 존재했다. 신라가 한강 하류를 차지한 후 555년, 진흥왕이 직접 북한산 일대(한강 이북)를 순행하는 것을 기념하는 내용의 진흥왕 순수비를 설립했다. 삼국사기의 이 기록이 북한산이라는 지명이 최초로 역사에 등장한 사례가 된다. 백제 시대부터 서울 일대를 한성이라 불렀기에 이전에도 북한산 혹은 북한성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 신라가 한강 하류에 한주라는 행정구역을 새로 만드는 등 새로운 지명을 만들었기 때문에 북한산이라는 명칭이 진흥왕 때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신라에선 국가에서 명산대천으로서 제사를 지낸 장소 가운데 하나였고, 대한제국 시대에도 국가에서 제사를 지내던 다섯 명산인 '오악' 중 하나에 들었다. 북한산 인수봉의 옛 이름은 어머니가 아이를 업고 있는 것과 같은 형상이라는 뜻에서 '부아악'이었다. 조선 시대에 북한산은 화산, 화악이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서울의 진산이기도 하다. 2007년도에 당시 강북구청장이었던 김현풍씨가 북한산이라는 이름을 삼각산으로 바꿔야 한다며, 언론사에 대대적으로 홍보를 한 적이 있다. 김현풍씨의 속내야 정확히 알 수없지만, 북한산의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던 고양시에서 학예연구사로 근무하고 있을때라서 이러한 주장에 대해 분석해서 시장에게 브리핑해야 하는 입장에 있었다. 2004년에 시작된 강북구의 북한산에 대한 '삼각산' 명칭 변경 요청은 지명위원회, 간담회, 서명운동을 거쳐, 국제 포럼을 개최하기도 하고,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중앙 메스컴을 이용해서 알리기도 했다. 당시의 나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자료를 검토해서 이 명칭을 바꾸자는 (내가 볼때 꽤 쓸데없어보이는) 소모적인 활동에 대해 의견을 작성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북한산과 삼각산, 명칭논란에 대하여, 고양시청 학예연구사 심준용(2008년 당시) 북한산이라는 명칭은 1145년에 쓰여진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서 최소한 고려시대부터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명칭입니다. ‘한성 북쪽의 큰 산’이라는 의미인 ‘북한산’이라는 명칭의 영역은 지금의 서울 북부 산악지역, 즉 현재의 북한산국립공원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성지역이 삼국시대 이전부터 너무나 중요한 지역이었고, 그 한성을 지켜주던 북한산은 풍수지리상 진산이자 조산에 해당되기 때문에 북한산이라는 명칭은 ‘북쪽의 큰 산’이라는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담고 있는 명칭입니다. 바꾸어 말씀드리자면 ‘북한산’, ‘한산’ 등의 명칭은 몇몇 봉우리를 지칭하는 단어가 아니고, 한성 북부 산악지역을 통칭하는 단어로 많이 사용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삼각산은 어디일까요? 삼각산은 대체로 현재의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를 지칭하는데, 『삼국사기』에는 ‘북한산, 한산’ 등의 명칭이 많이 사용된 반면, 1451년에 완성된 『고려사, 고려사절요』를 보면 삼각산이라는 명칭이 많이 사용된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에는 북한산이라는 명칭보다 삼각산이라는 명칭이 주로 쓰였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많은 지도 등을 보면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를 특히 부곽시켜서 많이 그려져 있는데, 조선시대 한성을 든든히 받쳐주는 세 봉우리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정표가 나왔네요. 가사당암문 아까도 많이 남았었는데, 지금도 1.5킬로에요. 계속 1.?킬로래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북한산’,‘삼각산’이라는 명칭은 한성북부 산악지역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로써 함께 사용되었으며, ‘북한산’이 일제시기에 만들어진 용어라는 주장은 ‘억측’이라 생각합니다. 툭하면 일제시기와 관련하여 명칭문제를 거론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주장들을 접하실때는 정말 신중하게 접근하셔야 오류를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굳이 ‘북한산’과 ‘삼각산’을 구분하자면 ‘북한산’은 ‘삼각산(백운대, 인수봉, 만경대)’을 포함하는 좀 더 큰 범위의 지역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삼각산이 북한산지역의 중심인 셈이지요. 참고로 ‘삼각산’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10호로서 관리되고 있으며, 앞서 말씀드리는 세 봉우리를 지칭하고 있습니다. ‘북한산’과 ‘삼각산’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명칭을 거론하여 이슈화 시키는 방법은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는 그릇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작성했던 '북한산과 삼각산, 명칭논란에 대하여'라는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당시 페이스북, 블로그 등에 올려서 저의 생각을 알렸었죠. 물론 상관이셨던 고양시장님에게도 보고하고요. 북한산과 북한산성 관련 콘텐츠와 문화사업의 진행은 성곽 복원을 중심으로 서울특별시에서만 하고 있었으나, 경기도와 고양시에서도 별개로 뛰어들어 진행 중이다. (2010년 전후에 제가 고양시에서 근무할때 고양시가 경기문화재단과 함께 '북한산성 문화사업팀'을 시작했죠.)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와 북한산성 안쪽 지역이 행정구역상,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영역이기 때문이다. 일제시대 이전에는 한성부 경계가 북한산 정상에 걸쳐 있고 북한산성이 한성부 성저십리 영역 내에 있었으며, 지금의 북한동, 효자동 일대는 양주군 신혈면에 속했다. 이후 북한산과 북한산성 일대가 한성부 상평방을 거쳐 경성부 은평면에 속했지만, 일제강점기인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서 일제가 이들 지역을 고양군 신도면에 편입했다. 그래서 북한동, 효자동에 대한 연혁에서 조선시대, 구한말 당시 소속 행정구역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어 있지 않고 효자동이 원래는 경성부 은평면 소속이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해당 지역은 1970년대까지는 지금의 광명시, 과천시 등지와 같이 서울 편입 예정지였지만 전두환의 위성도시 육성정책에 따라 서울 편입 계획이 취소되면서 지금까지 고양시 땅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와 관련하여 최근 강북구 지역사회 차원에서 해당 지역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 이 편입을 하기 위한 시선끌기의 일환으로 강북구청장이 삼각산 명칭 논란을 일으킨 듯 하다. 호사카 유지 교수도 해당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고양시에서는 북한산 가져갈거면 디지털미디어시티, 수색동, 연신내역 일대, 은평뉴타운을 내놓으라고 하고 있다. 원래 고양시였는데 서울시로 편입된 곳이기 때문이다. 난 지금은 고양시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 논란에 대한 의견은 없다. 다만, 이런 행정구역 땅따먹기 싸움할 시간에 대한민국 전체의 발전을 생각하는 지도자들이 이 나라에 많았으면 하는 바램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