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초대석] 챗GPT 시대의 예술…장강명 소설가 / KBS 2023.03.24. скачать в хорошем качестве

[라인 초대석] 챗GPT 시대의 예술…장강명 소설가 / KBS 2023.03.24.

지난해 말 공개된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 인기가 거셉니다. 두 달 만에 사용자 1억 명을 넘어섰는데요. 오늘 라인 초대석에서는 성큼 다가온 AI 시대, 달라질 일상과 그로 인한 문제점 등을 소설가 장강명 씨 모시고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공지능 AI 얘기인데 왜 소설가 장강명이냐,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실 것 같습니다. 등단 이전엔 과학소설 동호회에서 활동하셨고 이후 AI를 소재로 책도 내실 만큼 인공지능 시대를 꾸준히 고민해 오셨다는 점 때문인데요.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제가 원래 sf 소설을 좀 좋아했고 쓰기도 썼고 제가 쓴 소설에 인공지능이 나오기도 하고요. AI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런데 올 여름에 제가 이제 과학 기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소설집을 한 권 냅니다. 그런 글 준비하는데 챗GPT 뉴스들이 많이 들리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정리를 해가지고 칼럼을 썼더니 방송국에서 초청도 받고 그러네요. [앵커] 챗GPT도 써 보셨죠? 사실 대화형 인공지능이 처음 나온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화제가 된 걸까요? [답변] 챗봇이라고 하잖아요. 챗GPT 이전에도 챗봇들이 여러 개 있었고 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에서 다 하나씩 냈었는데 이용자 입장에서는 좀 대화 수준이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니까 좀 더 사람하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가지고 우리가 이런 챗봇이랑 이야기를 할 때에는 조금 짓궂은 마음이 들어서 과연 이 정도 질문을 던지면은 대답을 할 수 있을까 하면서 교묘한 함정이 담긴 질문들 많이 던지고 몰아붙이기도 하죠. 그런데 그런 때 그런 함정을 잘 피하기도 하고 가끔 이제 대답을 거부하기도 하고 뭐 자기가 틀리면 틀렸다고 죄송하다고 얘기를 하고 또 이게 좀 이상한 일인데 완전히 틀린 대답을 굉장히 자신만만하게 내놔요. 그래가지고 얘기하다 보면은 오히려 그런 게 더 사람 같더라고요. [앵커] 지금은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이게 보급이 되면 가장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직업이 저 같은 기자들과 작가, 교수, 변호사들 같은데요. 작가님께선 소설을 쓸 때 AI 도움을 받을지, 어디까지 받을지 고민하신 적이 있습니까? [답변] 솔직히 아직 고민을 안 해봤고요. 저의 속마음은 그런 고민을 해야 하는 날이 좀 늦게 왔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이게 변호사가 소장을 준비를 하면서 AI의 도움을 받는다, 혹은 뭐 교수가 논문을 쓰면서 AI 도움을 받는다 이거하고 소설가가 소설을 쓸 때 AI 도움을 받는다는 거는 조금 차원이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우리가 이제 예술에 대해서 지니고 있는 인식이 있습니다. 예술이라는 게 굉장히 개인적인 창작 작업이다, 다 개인 예술가의 삶이 담겨있다 우리는 이렇게 인식을 하는데요. 저도 작업을 하면서 그런 인식이 저의 어떤 직업적 보람, 뭐 자부심 이런 거에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그런데 제 작업의 일부를 떼어서 AI한테 맡기고 이 결과물을 가지고 저의 작업인 것처럼 섞인 AI와 협업한 결과물을 저의 예술 작품이다라고 내놓는 게 굉장히 거부감이 들어요. 그리고 이거를 고민을 해야 할 시기를 제가 정할 수 없고 이제 기술이, 그런 기술이 실현이 되어서 닥치면 어쩔 수 없이 고민을 해야 되겠는데. 정리를 하면 제가 준비가 안 됐습니다, 그런 시대에. 기자님 준비되셨나요? [앵커] 최근 예술가들 사이에선 AI가 자신의 화풍이나 디자인을 학습하지 못하도록 작품 사용을 금지하는 '옵트아웃' 운동이 확산되고 있던데 같은 창작자로서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그 운동을 하는 취지는 이해를 하는데요. 효과가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합니다. 어떤 작가들은 또 내 작품을 사용해도 된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올 거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나오면 저 주장하는 분들의 힘이 굉장히 약해지죠. [앵커] AI의 창작물이 기존 작품과 비슷하다고 해도 표절이 다 인정되는 것도 아니라면서요? [답변] AI가 어떤 인간 창작자와 굉장히 흡사한 작품을 내놨다고 이제 분쟁이 생겨서 법정에 가게 되면 법정에서 다투는 건 이제 표절이 아니라 저작권 침해입니다. 근데 저작권이라는 것은 구체적인 표현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 보호하는 대상은 표현이지 어떤 아이디어, 문학의 구상, 음악의 전개방법, 미술의 화풍 이런 걸 저작권법이 보호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현재의 저작권법이 그대로 간다면은 어떤 예술가의 화풍을 익힌 AI가 굉장히 그것하고 비슷한 그림을 그렸다라고 해서 저작권법으로 막을 수 있을까, 그렇진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뒤의 두 작품 보시죠. 왼쪽은 페르메이르의 걸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고요. 오른쪽은 AI가 이걸 모티브 삼아 그린 건데요. 예술가에 대한 모욕이라며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작가님께선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예술'로 인정하실 수 있습니까? [답변] 좀 저는 좀 비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아마 우리가 지금 예술, 뭐 창작에 가진 그런 관념 같은 게 많이 바뀌게 될 것 같아요. 저 오른쪽에 있는 작품 같은 게 이제 많이 나올 것이고 아마 인간의 도움을 받아가지고 만드는 그런 작품도 생길 것입니다. 미술가가 어떤 예술 감독 같은 역할을 하면서 AI의 작품을 좀 수정을 한다든가 초기 조건을 만든, 바꾼다든가 하면서 이런 작품을 내놓겠죠. 그럼 우리 그 때 그것을 예술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지금 우리가 이해하는 예술은 인간만이 하는 것이라는 그 개념이 아마 무너질 거고요. 이제 뭐 인간과 인공지능이 함께 어떤 예술작품을 만들었다, 뭐 인간 예술가와 심지어 어느 회사 인공지능, 어느 회사 인공지능 이렇게 3자 협력을 한 예술작품이 나왔다, 뭐 이런 것도 등장을 할 거고 그걸 예술이 아니라고 논박하기가 매우 힘들 겁니다. 기본적인 우리가 이제 품고 있던 관념 같은 게 이 인공지능 때문에 많이 무너질 그런 세상이 올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앵커]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들은 모두 초기 단계인 만큼 앞으로 정리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요. 앞으로 어떤 점에 주목해 생각해 봐야 할까요? [답변] 지금 뭐 지나치게 낙관해서도 안 되겠고 지나치게 비관해서도 안 되겠는데 이 기술이 되게 파괴적인 기술인 건 틀림없어요. 우리 사회의 근간을 떠받치는 어떤 관념들을 되게 흔드는 그런 기술인데 이게 우리한테 파괴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때 어떤 부분을 재정의하지 못하게 막아야겠다든가 어떤 영역에서는 어디까지만 영향을 미치게 통제를 해야겠다 이런 논의를 해야 될 것 같고요. 사실은 그런 논의하기에 조금 시기도 좀 지난 것 아닌가, 이미 약간 늦은 거 아닌가, 빨리 논의를 해야겠다 이런 생각입니다. [앵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장강명 소설가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 KBS 기사 원문보기 : http://news.kbs.co.kr/news/view.do?nc... ▣ 제보 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 이메일 : [email protected] #챗GPT #인공지능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