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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20대 직장인 A 씨는 국내 대기업에서 냉장고를 주문했습니다. 출근으로 집을 비운 평일에 배송기사로부터 연락을 받고는,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설치를 맡겼습니다. 소름 끼치는 일이 벌어진 건 그로부터 석 달 뒤인 지난 3월. 한 남성이 초인종을 여러 번 누르더니, 아무 대답이 없자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으로 들어온 겁니다. 안에 A 씨가 있는 걸 알아챈 이 남성은 계단으로 달아났습니다. [A 씨 / 피해자 : '누구세요!' 했는데 아무 말도 없이 바로 문 닫고 계단으로 도망갔어요.] 경찰 추적 끝에 붙잡힌 남성은 A 씨 집에 냉장고를 설치한 배송기사 40대 B 씨였습니다. 배송 당시 알게 된 현관 비밀번호를 가지고 있었던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들키기 전에도 A 씨 집에 몰래 들어갔고, 음란행위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 / 피해자 : (경찰 조사에서) 단순 호기심은 말도 안 된다, 왜 들어가려고 했느냐고 했을 때 성적으로 할 목적으로 들어가려고 했다고….] A 씨는 심한 불안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홀로 살던 집에서 나와 어머니 집에 머물고 있습니다. 냉장고 같은 대형 가전은 여러 회사를 거쳐 배송과 설치가 이뤄집니다. 피의자 B 씨는 지역 업체와 계약을 맺은 상태였는데 사건 이후 업무에서 제외됐다고 배송회사는 설명했습니다. 냉장고를 판매한 대기업 측은 물류회사와 함께 피해자 심리 치료를 지원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람이 없는 집에는 배송을 금지하는 규정도 새로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전 대기업 관계자 : 배송 설치 업체와 협의해 어떤 경우에도 인수자 없는 가정에 설치를 금지하고, 고객 편의를 위한 주말 설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 배송 설치 업체를 통한 예방 교육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경찰은 B 씨가 다른 여성 집에도 몰래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YTN 차상은입니다. 촬영기자ㅣ강현석 디자인ㅣ이나영 자막뉴스ㅣ이 선 #YTN자막뉴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