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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모스크바 해 뜰 때까지 때렸다…종전 협상장선 펜 부러뜨려

(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 밤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더니 곧 거대한 화염이 솟구칩니다. 동이 트는 순간까지도 드론 공격은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이에 맞서 방공망도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주에 있는 발전소가 밤새 불타올랐습니다. 23일(현지시간) 밤사이 우크라이나군이 모스크바 샤투라 열병합발전소를 공격했습니다. 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목표 지점이 타격된 직후 거대한 폭발과 함께 밤하늘로 불덩이가 솟구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공격으로 비상 전력망이 가동됐고 기온이 영하권에 가까운 지역에는 이동식 난방 장비가 배치됐다고 밝혔는데요. 이어 “드론 일부는 방공망이 격추했지만, 몇 대는 발전소 부지에 떨어져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소련 시절 지어진 샤투라 열발전소는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으며, 모스크바 지역의 핵심 에너지 허브입니다. 러시아는 지금도 이 당시 구축된 열병합 난방망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드론 75대를 격추했다고 밝혔으며, 일부는 모스크바 상공에서, 나머지는 흑해와 크림반도 상공에서 격추됐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세로 모스크바 일대 공항들은 운항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를 향해 대대적인 공습을 이어갔습니다. 중부 도시 드니프로에서는 드론이 주거 건물을 강타해 최소 15명이 다쳤고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전선과 가까운 자포리자, 수미, 오데사 역시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는데요. 특히 수미주에서는 미사일 한 발이 소방 건물을 타격해 구조대원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밤사이 총 98대의 드론을 발사했고 이중 69대는 격추됐다고 밝혔습니다. 드론 외에도 러시아군은 다연장로켓과 활공폭탄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공방이 격화하는 가운데,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종전안 협상이 열렸습니다. 협상이 진행되던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미국의 노력에 대해 감사가 없다”고 남겨 난관이 예고되기도 했는데요. 또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의 펜이 부러진 모습이 회담장에서 포착되며 협상 분위기를 짐작게 했습니다. 초기 종전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돈바스를 비롯한 일부 영토를 내주고, 군대를 축소하며, 러시아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러시아에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비판이 이어졌죠. 사전 협의 없이 작성된 초안에 유럽 동맹국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제네바 회담 직후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쟁점들이 상당 부분 좁혀지고 있다”고 밝혔고,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도 “매우 좋은 진전이 있었다”며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말했습니다. 루비오는 종전안이 “살아 움직이는 문서”라며 협상 과정에서 계속 수정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4년 가까이 이어진 전쟁이 어떤 결말을 향해 가고 있을지, 다음 협상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러우전쟁 #모스크바 #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