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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이슈] 치킨 값 / KBS 2025.11.05.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이 최근 AI 반도체 협력 발표를 앞두고 한자리에 모이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특히 이른바 '치맥 회동'이 알려지며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죠. 오랜 시간 우리에게 친숙한 한 끼이자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은 치킨. 이제는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K-푸드의 아이콘이 됐지만, 전 세계가 주목한 '치킨 회동'의 열기 뒤엔 정작 웃지 못하는 치킨값 현실이 있습니다. 퇴근길 누구나 즐기던 '국민 간식' 치킨. 이제는 한 마리 가격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현재 배달앱 기준으로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 가격은 2만 원을 훌쩍 넘고, 사이드 메뉴를 더하면 3만 원에 가까워집니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모든 메뉴의 가격을 일괄 인상하거나, 배달 전용 가격을 따로 운영해 더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 또는 가맹점주에게 가격 결정권을 넘기는 '자율가격제' 등입니다. 형태는 달라도 결과는 같습니다. 결국 소비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지적입니다. 같은 치킨이라도 앱마다 가격이 달라 소비자 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치킨값이 오르는 동안 닭고기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다는 겁니다. 치킨용 닭고기 가격은 2023년 초 5천 원대에서 지금은 3천4백 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닭값은 내렸지만, 치킨값은 오른 셈이죠. 반면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와 배달앱의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2020년 대비 가맹본부 매출은 약 33% 증가했고,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4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쿠팡이츠 역시 지난해 13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점포당 평균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치킨값은 2만 원을 넘어섰지만 정작 점주가 가져가는 몫은 몇 천 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치솟는 치킨값에 소비자들은 이른바 '마트치킨'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의 치킨은 가성비 측면에서 매력적이죠. 지난 6월 롯데마트가 한 마리 5천 원 치킨을 내놓자 10만 마리가 순식간에 팔렸고,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3~4천 원대 치킨으로 맞불을 놨습니다. 이처럼 치킨은 서민물가의 바로미터이자 체감 물가의 상징입니다. 치킨을 두고 본사와 플랫폼, 점주의 입장은 제각각이지만, 결국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한때 "치킨이나 시켜 먹자"던 말이 이제는 쉽게 꺼내기 어려워졌습니다. 생활물가의 상징이던 치킨이 이제는 물가 불안의 상징이 됐습니다. 키워드 이슈였습니다.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