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초 김은희의 춤 "일무지관"(2025년 6월 8일 남산국악당) скачать в хорошем качестве

운초 김은희의 춤 "일무지관"(2025년 6월 8일 남산국악당)

길고 험한 터널을 빠져 나온듯한 느낌으로 오늘 이 무대를 마련하였습니다. 이제는 길이 보이고 함께 손잡고 걸어갈 후배들을 위해서 앞장서서 문을 찾아 열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그러나 아직은 문고리만 잡고 있지 완전히 문을 열어젖히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문을 당당히 열 수 있는 그날까지 나는 노력할 것입니다. 나처럼 길을 못 찾아서 헤매지 않게, 혹은 길은 보여도 어떻게 그 길을 걸어가야 할 지 망설이는 춤공부 학도들을 위해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춤과 함께한 65년, 지나보니 춤은 배울 수도 가르칠 수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저절로 추어지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가르치는 건 춤이 엮어지는 순서일 것이고, 배우는 건 그 순서를 익혀서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합니다. 어느 선생님의 말씀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춤의 순서는 스승이 가르칠 수 있지만 진정한 스승은 너의 삶 속에서 찾아라.” 저는 이 글 속에서 춤의 씨앗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나에게 주어진 삶의 남은 시간동안 춤이라는 길고 험한 터널이 좀 더 자상하고 아름다운 길이 될 수 있도록 기초공사를 탄탄히 하여 하나의 새롭고 단단한 길이 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내가 깨우치고 알고 있는 춤의 원리를 자료로 많이 남기고자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프로그램북에 오늘 무대에 올리는 작품들에 대한 춤이야기와 2024년 우수 이수자 역량강화 사업 지원으로 연구한 「살풀이춤의 움직임 원리에 관한 교수 지도안 제작」을 수록하였습니다. 완벽하진 않아도 이것은 그동안 내가 연구했던 우리춤 움직임 원리의 이론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살풀이춤 무보의 일부입니다. 춤에 대한 고민이 많은 분들께 그 해답을 찾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을 위해 지원해주신 서울문화재단과 남산국악당 관계자 여러분과 다방면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