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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보로 살펴보는) 신지학적 영성의 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 1862-1944

[ 더현대24여름 ] 제6강 (연보로 살펴보는) 신지학적 영성의 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 : 1862-1944 *이 기본 연보는 힐마 아프 클린트 재단의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합니다. 힐마 아프 클린트(Hilma af Klint, 1862-1944)는 스웨덴에서 가장 존경 받는 예술가 가운데 한 명이다. 오늘날 그는 전 세계에서 기념되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힐마 아프 클린트는 스톡홀름에 위치한 왕립미술아카데미에서 공부했고 1887년에 우등으로 졸업했다. 그는 구상화를 전시하고 스웨덴여성예술가 협회의 비서로 잠시 일하면서 스톡홀름에서 존경 받는 예술가로 자리를 잡았다. 어린 나이에 그는 심령론(spiritualism)에 이끌렸다. 나중에 로지크루치아니즘(Rosicrucianism: 장미십자회의 신비주의), 신지학(Theosophy), 인지학(Anthroposophy) 사상을 탐구했다. (신지학은, 보통의 신앙이나 추론으로는 알 수 없는 신의 심오한 본질이나 행위에 관한 지식을, 신비한 체험과 특별한 계시에 의해 깨달을 수 있다고 주장했던 의사-과학적 종교 철학이다. 그리스어의 theos[신]과 sophia[예지]의 합성어. 헬레나 블라바츠키 부인[Helena Petrovna Blavatsky, 1831-1891]이 헨리 올코트(Henry Steel Olcott, 1832-1907)와 함께 뉴욕에서 창립한 신지학협회(Theosophical Society)는, ① 인종, 종교, 신분 구별이 없는 우애정신의 보급, ② 고래의 세계종교의 비교연구와 보편적 윤리의 제시, ③ 각자 안에 잠재하는 신적인 힘의 연구와 개발이라는 3대 목표를 제시해 세를 확장했으나, 1930년대에 세를 잃고 쇠퇴했다.) (인지학은, 우주 속 인간과 인간의 선하고 악한 본성, 잠재 능력의 계발, 운명적 과제에 대한 총체적 앎을 추구하는 의사-학문이다. 창시자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Steiner, 1861-1925]는, 인간이 ‘육체적 존재를 살아가는 영적인 존재’라는 비평적 견해를 유포해 큰 반향을 얻었다. 슈타이너의 인지학은, 내면적 발전의 유형성을 탐구해 길을 제공하는 방식을 취한 영성-과학적 평생 연구로서 실용성을 띠었다.) 이러한 영적 참여 방식은 시대정신의 일부였고, 당시 유럽의 식자층은 기독교적 신념과 과학적 진보 및 여러 이종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조화시키려 했기 때문에, 유럽 전역에서 특히 예술 및 문학계에서 인기가 높았다. 아프 클린트가 그린 관습적 방식의 회화는 재정적 수입의 원천이 됐지만, 그가 삶을 통해 깨우친 지혜를 담은 “위대한 작품”은 장막 뒤의 숨겨진 활동으로 남아 있었다. 신지학 분야의 일부 관객들만 이 작품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공중에게 이 그림들을 공개하고 전시하려는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고, 작가의 노트에 적힌 메모들은, 아프 클린트가 ‘세계가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아직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느꼈음을 보여준다. 미술 아카데미에서, 아프 클린트는 명상과 시연을 통해 영적인 영역을 탐구하는 그룹인 ‘오인회(De Fem, The Five)’를 설립한 네 명의 여성 중 한 명인 안나 카셀(Anna Cassel)과 친구가 됐다. 다른 회원들은 코넬리아 세더버그, 시그리드 헤드만, 마틸다 닐슨이었는데, 그들 모두는 기독교 사상, 신학적 가르침, 심령론을 결합한 스톡홀름의 협회인 에델바이스회의 회원이었다. 1896년에서 1908년 사이에 활동한 5인조는, 고귀한 영혼으로부터 온 메시지를 기록했다. 무아지경에 빠진 상태에서, 그들은 아말리엘, 아난다, 그레고르와 같은 이름을 가진 신비한 존재들—하이 마스터의 매개자로 이해됨—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자동기술(쓰기)과 그림 그리기를 통해 그들의 메시지를 옮겨 적었다. 1907년 아프 클린트는 그가 그룹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네 명은 이 새로운 계시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곧 그룹은 해체돼 집단 창작을 중단했다. 이 시점부터 클린트는, 그의 가장 중요한 작품인 “사원을 위한 그림(The Paintings for the Temple)”으로 알려진 위대한 임무에 열중했다. 20세기를 맞을 무렵, 스톡홀름에는 다양한 영적 운동의 주요 대표자들이 방문했다. 아프 클린트는 신지학자인 애니 베전트(Annie Besant: 영국의 여성 사회개혁가로 맬서스 인구론에 바탕을 둔 선동 논리를 계발해, 신맬서스주의자로 이름을 날렸다. 인도의 정치운동에 개입해 B.G.틸라크 등과 인도의 자치 운동에 기여했다. 그러나 간디와 대립하는 과정에서 정치운동가로서 힘과 명성을 모두 잃었다)와 루돌프 슈타이너의 강의를 들었고, 그의 서가는 헬레나 블라바츠키 부인의 주요 신지학 저술과 스타이너의 책들로 채워졌다. 후에 아프 클린트는 1913년 설립된 인지학회(Anthroposophical Society)의 열성 회원이 됐다. 1920년대에 그는, 슈타이너가 운동의 거점으로서 설립한 괴테아눔(Goetheanum)이 자리한 스위스의 도르나흐(Dornach)에 장기 체류했다. 아프 클린트의 일생 동안, 그의 관습적인 공개용 그림들은 많은 전시회에 포함됐다. 그러나 그의 비구상적 회화들은, 인지학적, 신지학적 맥락에서만 제한적으로 열람됐다. 작가가 세상을 떠난 후, 숨겨졌던 비구상 작업들이 비평적 이목을 끌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 1986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LACMA)은 그의 작품을 조사 연구 기획전 ≪예술에서의 영적인 것: 추상회화 1890-1985(The Spiritual in Art: Abstract Painting 1890-1985)≫에 포함시켰다. 그 이후로 그의 난해한 그림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촉발됐고, 오늘날 그의 작품은 정기적으로 전 세계의 중요한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2018년 가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린 ≪힐마 아프 클린트: 미래를 위한 그림≫ 전시회는, 미술관 개관 이래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블록버스터 전시회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