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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탄핵, 만약 부처님이 있었다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란, 법과 제도를 기반으로 삼아 국가 운영 책임자를 심판하는 절차입니다. 탄핵이 실제로 이루어질지, 또는 과정에서 많은 갈등과 논쟁이 오갈지, 그것은 현세의 사람들이 직접 겪고 판단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 과정 자체를 칭찬하거나 비난하지 않으려 합니다. 오랜 인연의 흐름 가운데, 때로는 새로운 물결이 밀려오고, 때로는 거센 파도가 치는 법입니다. 이는 만물이 지닌 무상(無常)의 이치, 즉 모든 것은 언제나 변한다는 법칙의 하나일 뿐입니다. 결정해야 할 것은,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스스로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 하는 것입니다. 법적인 판단이나 정치적 이해득실을 넘어, 서로를 증오하고 적으로 돌리는 마음이 커져 간다면, 이미 그 순간부터 탄핵의 절차는 진정한 의미를 잃게 됩니다. 진실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고, 공은 공대로, 사는 사대로 흐르게 마련입니다. 법은 마땅히 바른 판단을 내려줄 것이나, 그 바른 판단이 모두에게 납득될 수 있으려면, 먼저 내 마음 속에 자비와 지혜의 등불을 켜야 합니다. '보수'라 불리는 이들과 '진보'라 불리는 이들은, 서로가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이 다릅니다. 어떤 이는 안정을 원하고, 전통과 법질서를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어떤 이는 혁신을 원하고, 또 다른 미래를 열기 위해 변화를 외칩니다.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각자의 입장을 관철하려고만 할 때 갈등은 더 커져 갑니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으며, 상대의 의견은 틀렸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진리는 항상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습니다. 보수와 진보가 서로를 불완전한 존재로 바라보며 손가락질하는 순간, 진정한 지혜는 가려집니다. 이는 곧 '나'와 '너'를 나누는 이분법적 집착에서 비롯됩니다. 중도(中道)란, 가장 가운데를 택하라는 소극적인 말이 아니라, 모든 대립되는 개념을 직시하고 그 이면에 놓인 '상호 의존'을 깨닫는 적극적인 실천입니다. 어둠과 빛이 서로 다른 듯하나, 빛이 없으면 어둠도 없고, 어둠이 없으면 빛도 존재를 드러낼 수 없습니다. 보수와 진보 또한 서로의 대립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양쪽 모두가 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먼저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앓고 있는 마음의 병은 '나'와 '너'를 나누고, 내 편과 네 편을 갈라서 생각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그리하여 힘든 자를 보면 외면하고, 다르다는 이유로 적대합니다. 그러나 연기(緣起)의 법을 아는 이라면, 결코 그럴 수 없습니다. 세상 모든 것은 서로 의존하고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래 한 알조차 우주와 이어져 있음을 아는 자는, 결코 함부로 남을 배척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가치관이 부딪히는 현장이 바로 정치라면, 정치 안에서 우리가 마주해야 할 첫걸음은 이 '연결됨'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다릅니다.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른 것처럼, 사고방식, 이념, 그리고 각자의 상처도 다릅니다. 그러나 그 다름이 곧 단절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스스로를 진보라 칭하는 자도, 보수라 여기는 자도, 사실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입니다.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쪽도 결코 온전치 못합니다. 쌀 한 톨, 물 한 방울이 모여야 이 삶이 이어지듯, 당신과 내가 어우러져야 국가가 존속합니다. 대한민국은 급격한 성장과 변화를 동시에 경험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노력했고, 또 희생했습니다. 정치란 결국 한 나라를 보다 평화롭고 풍요롭게 가꾸고자 하는 활동이어야 하거늘, 종종 그것이 개인의 욕심과 분노의 배출구가 되곤 하니 안타까운 노릇입니다. 앞으로의 정치가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를 묻는다면, 결국 사람들의 마음이 어디로 흐르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대화와 협력의 장(場)을 넓혀야 합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맞부딪히고, 때로는 타협해야 할 것입니다. 정치의 본질은 타협이요, 대화입니다. 상대방을 흠집 내거나 비난하는 데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잠깐의 분노 배출 외엔 없습니다. 대화가 가능한 장을 열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정치 지도자뿐 아니라 시민들 각자의 의식에도 필요합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깨어 있는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정치 구조에서 확립됩니다. 그 시민의식은 자비와 책임감에서 자라납니다. 내가 누리는 권리에 대한 감사와 함께, 내 주변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까지도 살피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문제, 그 과정이 어떻게 마무리되든, 중요한 것은 그 절차를 진행하는 국민들의 태도입니다. 서로 헐뜯고 모욕하는 말이 오간다면, 비록 법적 절차가 끝나도 마음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습니다. 반면, 비록 결론이 다소 실망스럽더라도,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으로 진행된다면, 이후 함께 다시 걸어갈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보수도, 진보도 아니며, 단지 고통받는 중생을 바라볼 뿐입니다. 정치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입니다. 어떤 이념적 틀에 갇히기보다, 인류 보편의 가치를 존중하고 함께 번영할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정치는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어떠한 이념을 위한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불교적 사유를 빌려 정치 갈등을 잠재우고 싶다면, 우선 마음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먼저 일어나야 합니다. 하루에 몇 분이라도 고요히 앉아, '오늘 나는 누구를 미워했고, 누구를 배척했는가?' 되돌아보십시오. 그리고 그 마음을 내려놓고,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허락하십시오. 정치적 대화를 할 때, 나의 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상처를 주는지 고려하십시오. 솔직함과 날카로움은 다를 수 있습니다. 진실을 말하되, 상처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민하십시오. 비방과 조롱이 아닌, 건설적 토론을 통해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내 이익만 옳다 주장하기 전에, 이것이 공동체에 끼치는 영향, 특히 약자나 소외된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먼저 헤아리십시오. 한 집안에서 밥상을 차릴 때도 모두의 입맛과 영양을 생각하듯, 국가적 차원에서는 더욱더 나 이외의 사람들을 살펴야 합니다. 보수, 진보라는 이념 틀이 아니라, 공동의 가치와 미래에 주목하십시오. 인간은 변화하는 존재입니다. 옛날에 보수적이었더라도 미래에는 진보적 태도로 바뀔 수 있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옳다고 믿는 바를, 얼마나 열린 자세로 살펴보고 고민하느냐 하는 점입니다. 정치 갈등 속에서 가장 해로운 것은 분노입니다. 뿌리 깊은 분노는 사람들 사이를 갈라놓고, 불신을 퍼뜨리며, 화해의 길을 막습니다. 그러나 분노라는 감정은 악이 아니라, 인간의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문제는 그 분노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있습니다. 불길이 일어날 때, 기름을 붓느냐 물을 뿌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나는 화를 내지 않는다'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 지금 내 마음에 화가 올라오고 있구나'를 스스로 알아차리십시오. 분노를 억누르거나 부정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그 원인을 살핍니다. 누군가 내 믿음을 부정하거나, 내 정치적 입장을 모욕한다고 느낄 때, 곧바로 반응하기 전에 심호흡을 해 보십시오. 잠시 멈춤이 주는 힘은 실로 큽니다. 그 사이에 '이 말이 과연 내게 이롭고, 상대에게도 이로울까?' 한 번 더 점검해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수많은 정보 매체를 통해 온갖 소식들이 쏟아집니다. 대통령 탄핵 논란이나 보수-진보의 갈등 또한,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확대되기도 하고 왜곡되기도 합니다. '분별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귀로 들은 것을 그대로 믿지 말고, 눈으로 본 것을 그대로 단정 짓지 말며, 오직 깊은 성찰과 지혜를 바탕으로 판단하십시오. 어느 한쪽 편향된 언론이나 정보를 맹신하지 마십시오. 되도록 다양한 출처의 의견을 들어보고, 그 속에서 공통되는 사실과 서로 다른 시각을 비교해 보십시오. 언론과 SNS는 종종 분노, 혐오, 공포 등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는 클릭과 관심을 유도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분노에 빠지면 스스로를 해칠 뿐 아니라, 진실을 바라볼 수 없게 됩니다. 남의 말에 휘둘리기보다, 스스로 학습하고 조사하며 결론을 내리십시오. 나아가 그 결론이 옳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열린 마음으로 수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지혜로운 태도입니다. 대한민국은 오랜 역사와 문화를 지니고, 근대 이후 짧은 기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큰 상처와 갈등을 안고 있기도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마법 같은 해답을 내려줄 수 없습니다. 다만, 불교의 시각에서 볼 때 필요한 조건 몇 가지를 제안합니다. 어릴 때부터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교육, 비판적 사고와 자비의 가치를 동시에 가르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학업 성취도만을 강조하기보다, 마음공부와 인성 교육을 비중 있게 다루면 좋겠습니다. 기성세대가 과거의 경험과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것처럼, 젊은 세대가 갖는 열정과 미래 지향적 태도 역시 존중되어야 합니다.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관계가 되면, 사회 전체가 성장합니다. 지도자라 칭하는 이들이 먼저 서로를 존중하며, 투명한 소통을 실천해야 합니다. 말은 아름답게 하면서도 뒤로는 이익만 챙기거나 흠집을 내려 한다면, 국민들도 그 본심을 꿰뚫게 될 것입니다. 깨끗하고 정직한 정치 풍토를 마련하려는 노력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정치란, 본디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기 위한 길입니다. 그러나 그 길에서 방향을 잃으면, 사람들은 고통 속에서 방황하게 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이슈를 비롯한 크고 작은 정치적 분란은, 본질적으로 우리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파도가 드러난 것입니다. 이 파도를 진정시키는 길은, 먼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남 탓을 하기 전에 '나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잘못 보고 있는가, 내 편협함은 없는가?'를 살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