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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취리히 대학교의 문자 철학자 마르쿠스 슈타이너 교수는 이십 년간 세계 각지의 고대 문자를 연구해 왔습니다. 이집트 상형문자, 메소포타미아 설형문자, 마야 문자까지 분석한 그는 모든 고대 문자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바로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죠. 그런데 한자를 분석하던 중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합니다. 한자는 다른 문자들과 달리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나타났던 겁니다. 시행착오의 흔적이 없었어요. 마치 누군가 이미 전체 설계도를 갖고 있었던 것처럼요. 더 놀라운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하늘, 땅, 사람으로 나뉘는 천지인 체계, 음양오행 사상, 단음절 구조. 이 모든 철학 체계가 문자가 만들어지기 전에 이미 완성돼 있었던 겁니다. 한자는 필요에 의해 급조된 게 아니라 누군가의 철저한 계획 하에 설계된 거예요. 슈타이너 교수는 취리히 대학교 학술대회에서 이 발견을 발표합니다. 그러나 이백여 명의 학자들은 침묵으로 일관했죠. 중국 학자들은 불편해했고, 일본 학자들은 자리를 피했습니다. 왜일까요. 문자 구조가 증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자를 만든 사람들은 중국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요. 슈타이너 교수는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그 주인공은 고조선일 가능성이 크다고요. 중국 역사서에는 고조선이 명확히 기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놀랍도록 짧아요.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지운 것처럼요. 문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구조는 기억하죠. 천지인 체계, 음양오행 사상, 단음절 언어. 이 모든 것이 중국 문명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존재했던 겁니다. 슈타이너 교수는 학자로서 진실을 추구합니다. 그 진실이 아무리 불편해도 피하지 않아요. 동아시아 문명의 진짜 출발점은 어디였을까요. 그 답을 문자 구조 안에서 찾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