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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연 아나운서 영화이야기 by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안녕하세요 당신의 눈 앞에 영화를 그려주는 ‘무비텔러’ 아나운서 최주연입니다. 오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3부분 노미네이트되어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음악상과 미술상까지 수상한 화려한 이력을 가진 영홥니다. 바로,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워터: 사랑의 모양’입니다. 이 작품은 기존 멜로 서사와는 거리가 멀지만, 가장 본질적인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영화는 인간과 괴생물체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기이한 주제를, 5)화려한 미장센과 함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무엇보다 인간과 괴생명체와의 사랑 이야기가 주된 서사이지만, 그 아래에는 소외된 주변인들의 연대와 우정이 자리합니다. 농아인 엘라이자와 그녀의 동성애자 이웃 자일스, 흑인 동료 젤다가 괴생명체를 바라보는 편견 없는 시선과 그들의 연대는 그 어떤 사랑 이야기보다 따뜻합니다. 영화의 초반부에서 주인공 ‘엘라이자’는 매일 같은 일상을 보내며 살아갑니다. 1960년대 군비경쟁이 한창이던 미국 볼티모어의 비밀 실험실이 배경인 이 영화에서, 그녀는 연구센터의 청소부로 살아가는데요, 다람쥐 쳇바퀴 같은 그녀의 인생에서 시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엘라이자는 비밀 실험실에서 한 양서류 인간과 마주한 순간부터 그녀의 마음은 온통 괴생명체로 가득 찹니다. 그러나, 그녀의 대척점에는 백인 주류 사회를 대표하는 ‘스트릭랜드’가 있습니다. 엘라이자는 스트릭랜드가 양서류 인간을 생체실험 할 것을 알게 되고, 그녀의 친구들 자일스와 젤다와 함께 괴생명체 구출작전을 펼치게 됩니다. 사실 처음부터 그들이 이 작전을 흔쾌히 수락하진 않았습니다. 그 때 엘라이자는 이런 말을 건네며 간청하죠, 괴생명체를 구해내야만 한다고,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하면 우리도 인간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농인과 흑인, 동성애자의 연대로 구출된 괴생명체를 찾기 위해 스트릭랜드는 혈안이 됩니다. 하지만 쉽게 찾아낼 수 없었던 이유는 그의 오만이 눈과 귀를 가려, 이름도 계급도 없는 사회적 약자들의 소행일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스트릭랜드는 짐승이라 칭했던 아가미 인간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그 순간 그가 ‘신’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물에 빠진 엘라이자와 괴생명체는, 그녀의 목에 있던 상처가 아가미로 변하면서 이야기는 막을 내립니다. 이 영화는 열린 결말로 끝나지만, 아마 그들은 물 속에서 행복하게 살았을 것입니다. 영화 속 괴생명체와의 사랑이라는 이질적 소재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서로에 대한 편견 없는 이해와 간절한 마음을 통해 숭고한 사랑 이야기로 전달되죠. 사랑이란 감정은 하나의 형태로 정의될 수 없습니다. 사랑은 물과 같아서, 담는 그릇에 따라 그 모양이 변합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아니면 사람이 아니든, 사랑을 어떤 모양에 넣어도, 그 안에 든 것은 사랑입니다. 단지 입장과 처지에 따라 그 모양을 달리할 뿐이라는 것을 이 영화를 보며 알 수 있죠. 그렇다면 여러분의 사랑은 어떤 형태일까요? 지금까지 아나운서 최주연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