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랙호크·장갑차로 무장한 탈레반, 파키스탄과 최악의 유혈충돌 скачать в хорошем качестве

美 블랙호크·장갑차로 무장한 탈레반, 파키스탄과 최악의 유혈충돌

(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 11일(현지시간) 새벽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파키스탄군이 국경 지역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였습니다. 이번 사태는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2021년 이후 양국 간 벌어진 가장 심각한 무력 충돌로 평가됩니다. 이번 전투에는 항공기를 포함한 중화기가 총동원됐습니다. 카이베르, 쿠람, 바자우르 등 최소 10곳의 국경 지역에서 공습, 지상 공격, 도로변 폭탄, 총격 등 격렬한 교전이 이어졌습니다. 양측은 서로에게 더 큰 피해를 가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탈레반 정부 국방부는 자국군이 국경 일대에서 “보복이자 성공적인 작전”을 수행했다며 파키스탄군 초소 25곳을 점령하고 상당한 양의 무기와 장비를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파키스탄군 58명을 사살했다”고 덧붙였는데요. 반면 파키스탄은 아프간군 초소 21곳을 일시적으로 점령했다고 밝히며 “탈레반 및 연계 전투원 200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파키스탄 내무장관 모신 나크비는 “파키스탄군은 ‘벽돌엔 돌로’ 응징할 것이며 인도에 했던 것처럼 상응하는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습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은 피와 불의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지난주 아프간 탈레반 정부가 “파키스탄이 카불의 주권 영토를 침해했다”고 비난한 직후 발생했습니다. 9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세 차례 폭발이 보고됐는데요. 카불과 남동부 파크티카 지역의 시장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파키스탄 안보 당국자는 “이번 공습은 카불 내 파키스탄 탈레반(TTP) 지도자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파키스탄 정부를 전복하고 이슬람 율법에 기반한 통치를 수립하기 위해 싸우는 무장단체로 아프간 탈레반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요.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진 무기들이 탈레반의 손에 들어가면서 파키스탄의 안보 불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70억 달러(약 10조 원) 상당의 군사 장비가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졌다고 보고한 바 있는데요. 워싱턴포스트는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은 약 2,000대 이상의 장갑차량과 최대 40대의 항공기(블랙호크, 정찰공격헬기, 스캔이글 군용 드론 등)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무기들은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 내 무장세력의 손에까지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공개된 선전 영상에서 파키스탄 탈레반 대원들이 미제 M4 소총, 야간투시경 등으로 무장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미국의 남아시아 전문가 마이클 쿠겔먼은 “파키스탄이 2009년부터 2014년 사이 겪었던 테러의 소용돌이로 되돌아갈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파키스탄 내에서는 최근 탈레반의 공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분쟁안보연구소(PICSS)는 지난 8월이 최근 10년 중 가장 치명적인 한 달이었다고 밝혔는데요. 한 달 동안 파키스탄 전역에서 143건의 공격이 발생해 194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결국 누적된 갈등이 이번 무력 충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 충돌로 12일 파키스탄 당국은 2,600km에 달하는 국경선을 폐쇄했습니다. 대부분의 교전은 12일 오전 진정됐지만, 쿠람 지역에선 간헐적 총성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 외무장관 아미르 칸 무타키가 인도를 방문하면서 파키스탄의 불안을 더욱 자극하고 있는데요. 탈레반 정권 수립 이후 아프가니스탄 고위 인사가 인도를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도는 폐쇄했던 카불 대사관 재개설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오랜 숙적 인도와 탈레반 정부의 관계가 가까워지면서 파키스탄은 이를 자국 안보에 대한 새로운 외교적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파키스탄 #탈레반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