У нас вы можете посмотреть бесплатно 하지만 과거를 들춰낼수록, 기록 속 나는 자꾸만 흐릿해진다. [휴직에세이 EP07] или скачать в максимальном доступном качестве, видео которое было загружено на ютуб. Для загрузки выберите вариант из формы ниж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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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월 1일, 머릿속 작은 공간을 찾는다. 내 나이가 적혀있는 곳이다. 아마 중학교 1학년 때쯤이었을 것이다. 유난히도 숙제하기 싫던 날, 난 그 공간을 만들고 '14'라 적어두었다. 그 수가 작았을 땐, 나는 문 앞을 자주 서성이곤 했다. 숙제가 많아지고 어려워질수록 난 끝을 바라봤다. 어른은 꼭 숙제를 끝낸 사람 같았다. 2026년. 얼마 전 그 문을 열고 들어가 새로운 숫자를 썼다. 오래된 방 안에는 옛 숫자들이 회전초밥 접시마냥 쌓여 있었다. 그중 요란스레 쓰여진 스물이 눈에 띄었다. 잠시 스물이 꿈이었던 열넷의 내가 스쳐갔다. 하지만 난 더 이상 그 공간에 드나들지 않는다. 시간이 치워주는 문제들은 이미 다 지나갔다. 그 수는 커질수록 나를 무겁게 짓누를 뿐이다. 문고리는 이제 1년에 딱 한 번만 돌아간다. 누가 묻지 않으면 난 나이를 잊고 산다. 그런데 가끔씩 시간이 나를 불러 세운다. 거울 속 흰머리와 퍼석해진 얼굴. 세월의 질주를 감당하지 못한 내 몸속 증거들이다. 나이를 지우듯, 얼굴도 지우고 싶었던 걸까. 어느 순간부터 난 거울도 보지 않고 산다. 거울은 내게 문고리가 없는 문이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 열넷의 내가 숫자가 적힌 방을 자주 쳐다보았듯, 한때 난 거울 앞에 오래 머물렀다. 얼굴에 처음 여드름이 올라왔던 해, 중학교 때였다. 그 무렵 난 문고리 없는 문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드나들었다. 세수를 하다가, 양치를 하다가, 머리를 말리다가. 문이 열릴 때마다 거울 속 얼굴을 흘겨봤다. 그다지 반갑지 않았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여드름. 그 작은 것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컸다. 새로운 여드름이 올라올 때면 마음이 끝까지 내려앉았다. 거울 속 나 또한 나였지만, 마주치기 싫은 나였다. 그때부터 내 자아는 두 개로 나뉘었다. 거울 속의 내가 '보이는 나'라면, 거울 밖의 나는 '보는 나'였다. 보는 나는 늘 보이는 나를 못마땅히 여겼다. 나는 수시로 거울을 붙잡았고, 여드름을 가리고자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만져댔다. 시간이 흐르자, 어느새 하루는 '보이는 나'의 몫이 됐다. 친구, 선생님, 가족. 누군가 앞에서의 나는 존재했지만, 진짜 나는 사라져 버렸다. 휴직 후 난 줄곧 '나'를 찾고 있다. 하지만 과거를 들춰낼수록, 기록 속 나는 자꾸만 흐릿해진다. '그래도 어딘가 남아 있지 않을까'하며 눈을 감아 본다. 문득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웅얼거리는 것이 떠오른다. 매일 이어지는 또 다른 통로. 지금까지도 듣는 재생목록이다. 그 안에는 내가 살면서 간직해 둔 약 천 개의 노래들이 있다. 글을 쓰거나 운동을 할 때, 난 이 재생목록을 통해 과거와 연결된다. 익숙한 한 소절이 흐르면 나는 그 교실의 공기로 돌아간다. 음악은 유일하게 '보이는 나'를 내려놓을 수 있었던 곳이었다. 음악 수행평가 때면 난 늘 피아노를 연주했고, 수련회나 수학여행 때엔 무대에 올라 노래를 하곤 했다. 물론 그날도 난 어김없이 거울을 봤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여드름이 사라졌다. 거울 속 내가 '괜찮아 보이니?'하고 물으면, 진짜 내가 대답했다. "응, 잘했어." 오늘도 난 음악을 듣는다. 과거는 파헤칠수록 희미해지지만, 소리만큼은 선명하다. 플레이리스트에 쌓인 천 개의 사연 속을 걷다 보면, 그 방의 숫자들이 말을 걸어온다. 열넷, 열다섯, 열여섯. 새해 첫날 문고리를 잡던 내가 아른거린다. 숫자를 쓰며 어른을 꿈꿨던 그 애를, 선율로 불러낸다. 문고리는 1년에 한 번만 돌아가지만, 소리는 언제든 그 방의 문턱을 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