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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일흔이 다 되어가는 사람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재벌 회장이라는 이름이 붙어 남들이 보기엔 화려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 나이에 혼자 넓은 집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디 하나 따뜻한 구석이 없어 마음이 시릴 때가 많아요. 젊을 땐 일밖에 몰랐고, 그 탓에 아내와는 오래전에 갈라섰고 자식들과도 멀어졌습니다. 회장이라는 직함만 남았을 뿐, 정작 집에 돌아오면 불이 켜진 방 하나 없다는 사실이 제 마음을 가장 얼어붙게 했어요. 그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건물 전체에 직원들조차 모두 퇴근해버린 텅 빈 사무실에서 저는 홀로 엘리베이터를 탔어요. 창밖에는 흰 눈이 조금씩 내리고 있었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유리창이 울리는 소리가 쓸쓸하게 귀에 맴돌았습니다. 저는 늘 그렇듯 시동을 건 차 대신 걸어서 집까지 가보기로 했어요. 바람이라도 쐬지 않으면 숨이 막혀버릴 것 같아서였습니다. #시니어 사연#오디오북#노후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