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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40장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장입니다. 요셉은 여전히 감옥에 있고, 억울함은 풀리지 않으며, 구원의 조짐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 침묵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고 계신지를 분명히 증언합니다. 감옥이라는 가장 낮은 자리에서도 요셉은 자신의 형편에 갇히지 않고 다른 이들의 얼굴을 살피며 섬기는 자로 서 있습니다(창 40:4–6). 하나님의 은혜는 환경이 아니라 태도로 드러나며,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사람은 자리와 무관하게 사명의 자리에 서게 됨을 보여 줍니다(39:21). 요셉은 두 관원의 꿈을 대하며 “해석은 하나님께 있지 아니하니이까”라고 고백합니다(40:8). 이 고백은 감옥이라는 현실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신앙의 중심을 드러냅니다. 요셉은 자신의 재능이나 경험을 의지하지 않고, 모든 뜻과 결과가 하나님께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분명히 합니다(단 2:28). 같은 기간, 같은 ‘사흘’이라는 시간 안에 두 꿈은 정반대의 결말을 맞이합니다(창 40:12–19). 하나님의 말씀은 위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심판이기도 하며, 그 말씀은 반드시 그대로 성취됩니다(사 55:11). 하나님의 진리는 인간의 기대나 감정에 따라 조정되지 않습니다. 요셉은 술 맡은 관원장에게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간절히 요청합니다(창 40:14–15). 성경은 요셉을 초인적인 인물로 미화하지 않고, 구원을 갈망하는 연약한 인간으로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러나 사람의 기억에 기대었던 요셉은 결국 잊혀집니다. “술 맡은 관원장이 요셉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를 잊었더라”(창 40:23)는 말씀은 이 장의 가장 차가운 결론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잊었지만 하나님은 잊지 않으셨습니다. 이 잊힘은 실패가 아니라 더 정확한 때를 향한 하나님의 지연이었으며, 요셉을 바로 앞에 세우기 위한 섭리의 일부였습니다(시 105:17–19). 하나님의 때는 항상 인간의 기대보다 깊고 넓습니다(전 3:11). 창세기 40장은 요셉 개인의 인내담이 아니라, 언약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증언하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의 억울한 감옥 생활을 통해 장차 야곱의 온 집안을 살리시고, 언약의 계보를 보존하십니다(창 45:7). 이 요셉의 모습은 장차 오실 메시아, 곧 억울한 고난을 받으시고 사람들에게 잊히신 듯 보였으나 하나님의 때에 높임을 받으신 예수님을 예표합니다(빌 2:8–11). 그러므로 우리의 삶에 아무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이 찾아올지라도, 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침묵하시는 것처럼 느껴질 때에도, 하나님의 계획은 한 치의 오차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잊힌 자리에서도 언약을 이루시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원을 준비하시는 하나님은 오늘도 동일하게 살아 역사하십니다. 이 모든 시간을 주관하시고, 잊힌 자리에서도 영광을 받으시는 하나님께 찬양과 존귀와 영광을 영원히 돌려 드리는 성도가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