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픽쳐 - 1부 코스모스 원인과 목적을 제거하라.The Big Picture: On the Origins of Life, Meaning, and the Universe Itself скачать в хорошем качестве

빅픽쳐 - 1부 코스모스 원인과 목적을 제거하라.The Big Picture: On the Origins of Life, Meaning, and the Universe Itself

** 빅픽쳐 - 1부 ‘코스모스’ “원인과 목적을 제거하라.” ** Reviewing 'The Big Picture' Chapter by Chapter, total 6 times. This is the first one. 앞으로 1,000조 년 후면 하늘에 비치는 별빛이 전부 사라진다고 합니다. 우주에 존재하는 마지막 별이 꺼졌다, 켜졌다 하는 점멸(點滅)을 멈춘다는 게 과학자들의 예측입니다. 또한 1구골(10의 100제곱) 년 후에는 우주의 모든 블랙홀이 증발한다고 합니다. 과연 이 광활한 우주에서 인간은 무엇 때문에 세상에 존재하는 것일까요? 어릴 적부터 저의 큰 문제의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라는 질문은 내가 가진 편견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세상만사에 ‘원인’이 있다고 믿는 것은 과학적으로 보았을 때, 시간의 화살에 의해 인간이 맥락을 파악할 때 쓰려고 고안한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이 우주를 좀 더 미시적이고, 거시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면, 원인보다는 ‘시작’이 중요합니다. 이 우주를 이루고 있는 물리 법칙들은 시간의 순서나 이어지는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순간들이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형성된 패턴과 법칙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바로 캘리포니아 공대 이론물리학자 션 캐럴 교수의 '빅 픽쳐'입니다. 국내에도 번역이 되어 있습니다. 장하석 교수가 극찬을 할 만큼 매우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은 총 6부로 이뤄져 있습니다. 총 6편에 걸쳐서 책의 내용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흔히들 어떤 목적을 따라야 한다고 많이 생각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처럼 말이죠. 하지만 좀 더 과학적으로 고찰해보면 우리 인생의 의미는 어떤 게 있을까요? 과학적 극단주의자나 철학적 회의론자들이 언급하듯이 인간의 삶이 단지 원자들의 배열이라거나 아무 의미가 없다면 정말 허무할 것입니다. 과학의 최전선에서 밝혀낸 사실들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 것일까요? 우주의 입장에서는 인간을 개의치 않지만 인간은 우주를 알고 싶어 합니다. 유한한 인간은 제한된 시간 속에서 정말 유의미한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목적론을 제거하고 시작론적으로 세계를 직시하면서 말이죠. 심지어 우주의 운명은 우리 손 안에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하는 이유, 여러 선택들 속에서 책임을 갖길 바라는 자유의지와 여러 가능성들이 중첩된 양자역학이 양립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자, 그럼 1부부터 시작합니다. 1부 제목은 '코스모스'입니다. 안타깝지만 모든 생명은 언젠가 죽습니다. 장대한 우주 속 작은 인간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닌 존재일까요? 의미를 찾는데, 꼭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가 있어야 할까요? 그렇다면 먼저 이 세계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존재론적으로 고찰해야 할 것입니다. 인류가 지식을 쌓아오면서 현실의 기본 성질을 좀 더 합일되고, 단순한 존재론으로 설명하는 방향으로 나아겠습니다.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이론을 찾고자 하는 게 학자들의 염원입니다. 세상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무언가를 찾고자 합니다. 그래서 주창되는 것들이 탈레스식의 만물의 근원이 물이라는 설명이나 힌두교 사상가들의 브라만, 아이작 뉴턴의 중력, 존 돌턴의 원자론, 찰스 다윈의 공통의 조상, 제임스 맥스웰의 전자기학, 아인슈타인의 시공간 통일, 입자물리학의 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입니다. 이 세계, 자연계는 이런 다양한 자연의 특질들이 다양하게 드러나는 곳입니다. 이 퍼즐의 조각들을 맞추어 큰 그림을 찾아야 하는 게 우리의 여정입니다. 자연주의는 세상은 자연계 단 하나라고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자연계’라고 지칭하는 것은 단순한 존재론적 입장에서 기본 개념을 뜻한다. ‘자연계’에서 파생된 개념들이 원자, 사회, 에너지, 시간, 행복, 미덕, 의자 등입니다. 자연주의는 대개 무신론 혹은 범신론과 연결되는 넓은 의미의 존재론입니다. 우리 삶의 목적과 의미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행위에서 비롯된다고 불교, 고대 그리스-로마의 원자론, 유교 등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세상 밖 외부에 무언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그것이 신이든 아니든 말입니다. 우리가 다함께 인식하고 있는 세상이란 건 외부 요인이 개입하지 않는, 하나의 통합된 현실입니다. 코로나19의 창궐은 그 어떤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인간의 행위(박쥐와 천산갑 거래 등)에서 비롯된 결과이고, 그 결과들이 모여서 지금의 세상을 이루고 있습니다. 자연스런 설명입니다. 자연주의는 세 가지 방식으로 설명됩니다. 1. 세상은 자연계 하나다. 2. 세상은 절대불변의 자연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3. 세상을 제대로 배우는 유일한 방법은 관찰하는 것이다. 지금 당신과 내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이 물리적 실체야말로, 세상이고 전부입니다. 플라톤식의 이데아라든가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 등은 없다고 단언하는 것입니다. 책 '빅 픽쳐'에선 '시적 자연주의'가 언급됩니다. '시적'이란 건 하나의 주제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논한다는 의미입니다. 문학에서의 '시'를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자연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하면서 통찰을 얻습니다. 인간, 즉 한 개인만 보더라도, 그 사람의 ▶ 물리/화학적 속성과 개인사 ▶ 직업과 비전 ▶ 가족사 ▶ 문화와 민족 등 다양한 것들을 고찰해야 합니다. 개인은 그 한 사람이 분명하지만, 그 개인을 설명하는 건 다양한 방식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단지 원자의 배열만으로도 개인은 설명될 수 없으며, 어떤 초월적 의지를 가진 신의 의해 목적을 수행하는 개인으로도 설명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저는 이해합니다. 저자 션 캐럴 교수는 중도적인 시적 자연주의를 주장합니다. 그는 우리가 찾은 삶의 의미는 초월적이지도 숭고하지도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 삶이 여전히 묵직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시적 자연주의는 자유와 책임의 철학이다. 자연계는 우리에게 생명의 원료들을 선물했고 우리는 그것들을 이해하고 결과물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어찌 되었든 세상은 존재한다. 거기에 우리가 아름다움과 선함을 불어넣는 것이다.”(28쪽) 시적 자연주의 역시 다음 세 가지로 설명되고, 그 안에 세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1. 세상을 논하는 화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2. 좋은 화법은 모두 서로 일맥상통하며 세상의 모습과 부합한다. 3. 현재 우리의 목적은 가장 바람직한 화법을 찾는 것이다. 지금의 혹은 앞으로의 '나'를 규정한다고 할 때, 과연 무엇으로 설명을 해야 할까요? 키와 몸무게, 몸에 난 상처들로만 '나'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나'를 정의하기 위한 가장 좋은 화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과학적으로 말입니다. ◇ 시적 자연주의 안에 세 가지 이야기 1. 우주 전체를 밑바탕부터 미시적 수준으로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2. 제한적 영역 안에서만 유효한 현재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3. 세상은 어찌 되었든 존재하기에 거기에 우리의 아름다움과 선함을 불어넣어야 한다. 인류가 과학적으로 밝혀낸 바에 따르면, 이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건 ▲ 시공간 ▲ 양자장 ▲ 운동 방정식 ▲ 상호작용 등입니다. 특히 미래를 결정하는 건 과거의 원인이나 목적이 아니라, 현재의 상태입니다. 내가 애인과 헤어졌다고 하면, 그 다음은 바로 지금부터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헤어진 원인을 찾거나 이미 벌어진 일들을 집착해도 앞으로 발생할 일들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랑의 목표를 뒤져봐도 헤어질 다음 날을 알 순 없습니다. 인간이 지닌 추론의 기술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귀추법(abduction) 2. 연역법(deduction) 3. 귀납법(induction).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귀추법입니다. 귀추법은 우리는 우리가 지닌 세상에 관한 모든 배경지식을 고려해 이 모두를 포괄하는 가장 나은 설명을 취하는 것입니다. 나중에 설명될 베이즈 추론과 연결됩니다. 그런데 인간은 시간에 종속된 채 살아갑니다. 시간의 화살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죠. 그래서 목적론적이 아니라 시작론적으로 이 세상을 과학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작론적은 그때 그 시절 우주의 시작에 따른 결과로 지금 우리가 이런 삶을 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사실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1. 일어난 일 2. 자연계를 설명하는 특질(법칙). 그런데 일방향으로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의 화살에 의해 설명의 한계에 직면합니다. 인간사의 설명들은 분명 앞뒤 맥락에 따라 설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주적 차원에서는 모든 물리 법칙을 관통하는 어떤 장대한 맥락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고 션 캐럴 교수는 주장합니다. 세상에 원인과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나중 사건을 통해 이전 사건을 고려하는 인간의 개념 때문입니다. 기록(혹은 기억)은 나중 사건이 선행 사건을 견인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졸업 파티에서 찍은 사진(나중 사건)이 졸업 파티에 참석한 것(선행되는 사건)을 견인한 것입니다. 원인은 나중 사건이 선행 사건에 의해 견인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바닥에 굴러다니는 와인잔(나중 사건)이 선행 사건(팔꿈치로 건드림)에 의해 견인된 것입니다. 처음에 와인잔이 있었던 위치를 고려하면 무언가가 건드려서 와인잔이 떨어졌다고밖에 설명되지 않습니다. 기억과 원인은 인간이 고안해낸 설명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 우주의 심연의 본질은 비인격적 패턴을 따르기 때문에 원인과 목적에 의해 지배되지 않습니다. 시간의 화살에 지배를 받는 인간은 일어난 나중 사건들을 통해 선행 사건을 추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우주에서 인간이 시간의 화살을 따르는 것은 나중에 일어날 일들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발생한 장대하고 복합적인 역사 때문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빅픽쳐' - 2부 ‘이해하다’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