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별 파산 기간 ‘제각각’…“폐지로 비용 마련” / KBS 2025.10.23. скачать в хорошем качестве

법원별 파산 기간 ‘제각각’…“폐지로 비용 마련” / KBS 2025.10.23.

[앵커] 개인 파산의 실태와 문제를 짚어보는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KBS가 전국 법원의 파산 처리 기간을 확인해봤더니 지역에 살고 있는 파산신청자들이 차별을 받고 있었습니다. 서울에 비해 파산 처리 기간이 1년 넘게 차이가 나, 경제적 불이익을 받는 겁니다. 박기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코로나19 불황으로 빚을 지게 된 최 씨. 2년을 버티다 결국 창원에서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법원 선고와 면책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2년 5개월. [최○○ : "2년 5개월 동안 거의 경제활동을 못했어요. 4대 보험이 이렇게 적용이 되지 않고도 다닐 수 있는 아르바이트라든지…."] 다른 지역도 파산 절차에 2년 넘게 걸릴까? KBS가 전국 15개 법원의 지난해 파산 신청부터 면책 결정까지 걸린 기간을 분석했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평균 6개월로 나타나 가장 짧았고, 최 씨가 신청한 창원지법은 평균 16개월이 걸렸습니다. 제주는 무려 18개월이 넘었습니다. 같은 법률과 절차를 따르지만, 관할 법원이 어디냐에 따라 처리 기간이 최대 1년 넘게 차이나는 겁니다. 이 때문에 처리 기간이 빠른 서울로 관할을 옮겨 신청하는 이른바 '상경 파산'을 하기도 합니다. [김동현/서울회생법원 판사 : "조금 더 신속하게 처리가 되는 법원들을 찾아서 관할을 만들거나 혹은 관할이 없음에도 이런 것들을 신청하는 경우들이 왕왕 있습니다. 위반하거나 악용하는 사례가 없도록 저희가 보정명령을 하거나."] 문제는 파산 절차가 길어질수록 경제적 불이익도 커진다는 점. 채무자회생법에서는 파산 절차 중에 취업 제한 등 불이익을 줘서는 안된다고 되어 있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채무자회생법과 달리 245개에 달하는 개별 법률에서 취업과 자격을 제한하고 있는 탓입니다. 파산 선고 후 면책을 받기 전까지는 공무원과 주택관리사, 시장도매인, 학원 운영자등 200여 개 직업에 취업할 수 없습니다. 결국, 서울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새출발에 더 힘든 처지에 놓인 겁니다. [최재원/도산 전문 변호사 : "(절차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면 다른 채권자들도 더 보호하고, 이 개인분들도 빨리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못하는 것들이 하나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일부 자치단체들은 규정으로 파산 선고자의 취업을 제한해 쓰레기 줍기나 재활용 선별같은 기간제 근로도 불가능합니다. 질 좋은 일자리가 없다보니 파산 신청자들은 300만 원 안팎의 변호사비를 마련하기 위해 불안정한 일자리로 내몰립니다. [권○○/파산 선고자/음성변조 : "폐지(줍기)가 주업이 아니었고, 돈이 없으니까 주으러 다녔습니다. 열 달 모으면 한 200만 원 모아집니다. 200만 원 모으려고 하면 뼈가 빠집니다."] 국회에서는 파산 선고자의 취업과 자격 제한을 완화하는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4년 넘게 계류 중입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수홍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파산 #면책 #취업제한 #자격제한 #경제활동 #상경파산 #지역차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