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곡(26곡) 전곡 듣기( / Preludes (26) - 쇼팽(Chopin) скачать в хорошем качестве

전주곡(26곡) 전곡 듣기( / Preludes (26) - 쇼팽(Chopin)

쇼팽 전주곡 해설 쇼팽은 26곡의 전주곡 가운데 두 곡을 제외한 모든 전주곡을 하나로 묶어 작품번호 28로 출판한다. 이 일련의 전주곡은 주로 1836년에 쓰여지며, 1838년 마요르카에 머물던 고통스러운 시절에 마무리된다. 마요르카 섬에 가면서 그의 건강은 나빠졌고 이 때문에 쇼팽은 이 섬을 “악마의 땅”이라고 했다. 쇼팽 전주곡의 전체 구도는 바흐의 "평균율"을 연상시킨다. 평균율의 모든 조성, 즉 12개의 각 장조의 12개의 단조를 한 짝으로 하여 썼다(이를테면 C장조, c단조 식으로 배열한다). 그러나 쇼팽은 바흐와는 달리 장조곡과 그 장조의 관계 단조곡으로 짝을 만들어 썼다. 5도권을 따라 전체 조성을 모두 망라하여 썼던 것이다. 즉 C장조 다음에 a단조, G장조 다음에 e단조, 이런식으로 5도 관계로 조성을 돌다 마지막에는 F장조와 d단조로 마무리한다. 바흐가 각 조성마다 전주곡과 푸가를 함께 썼던데 비해 쇼팽은 푸가는 쓰지 않았다. 그러나 바흐처럼 전주곡에서는 성격과 구조면에 놀랍도록 깊고 넓은 폭을 보여준다. 그 가운데 어떤 곡들은 다른 장르 스타일로 쓰여진 것도 있다. 이를테면 13번 F장조의 전주곡은 꿈을 꾸는 듯한 야상곡이다. 7번 A장조는 변형된 마주르카이다. 20번 c단조는 일종의 장송 행진곡이다. 반면에 3번 g단조, 8번 f#단조, 14번 e♭단조, 19번 E♭장조는 에튀드(연습곡)와 유사하다. 로베르트 슈만은 쇼팽의 전주곡은 “스케치이면서 연구(연습곡)이기도 하다. 그러나 파멸을 원하면 독수리에서 털 몇 개만 뽑아도 된다”고 한 바 있다. 쇼팽은 이 전주곡들을 서로 풍부한 대조를 이루게 끔 그룹을 지워 배치하고 있다. 즉 외향적이며 기교적인 성격과 보다 내면적이고 서정적인 표현이 대(對)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작품 6번 b단조는 서정적인 곡의 하나로 왼손 선율은 마치 첼로를 연상시킨다. 요동치는 듯한 C장조의 첫 전주곡은 상승 아르페지오를 연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흐 《평균율》 1권의 첫 전주곡에 첫 존경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리듬형을 밀도 있게 중복시켜 쌓아나가는 방법은 바흐에서는 아직 생소한 것이었다. 렌토(Lento)라고 표시된 전주곡 2번은 왼손의 반음계적인 오스티나토 음형과 오른손의 읊조리는 듯한 표현 때문에 고통스러운 성격을 느끼게 한다. 이 곡의 조성은 실제로는 대부분 e단조로 되어 있으며, 마지막 마디에서야 a단조로 정착한다. 이 곡과 4번 e단조 라르고의 전주곡은 표현상 매우 가깝다. 4번은 선율과 화음 반주에서의 반음계 불협화음과 하강 성부 진행 때문에 고뇌하는 듯한 특질을 지닌다. 주제가 반복되면서 터질듯한 감동적인 외침은 마침내 깊은 체념의 분위기 속으로 가라앉으며 끝난다. 쇼팽은 투명한 《안단티노》 A장조(7번)와 사나운 《몰토 아지타토" f#단조(8번)을 대치시켜 계속해서 대조감을 고양시킨다. 7번은 클라이막스에서 으뜸화음을 대신하여 F♭의 장7화음을 사용하는 놀라운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프레스토 콘 푸오코》(Presto con fuoco:열화같이 빠르게) B♭장조(16번)와 빛을 발하는 《알레그로》 A♭장조(17번)도 서로 격렬히 대립한다. 그러나 쇼팽은 최후의 두 곡에 가장 격한 대치를 남겨둔다. 《모데라토》 F장조는 섬세하며 에튀드와 같다. 이에 《알레그로 아파쇼나토》 d단조는 마지막 곡으로 주의를 끈다. 베이스의 오스티나토 음형에 의해 음악은 낮은 페달 포인트에 머무른다. 고상하며, 낭송하는 듯한 주제가 오른손에서 펼쳐지고, 주제의 종지점은 전체 조성영역을 넘나드는 인상적이며 빠른 음계의 움직임에 의해 확실하게 확립된다. 마지막 부분에서 쇼팽은 주제를 옥타브로 중복시키며, 이 일련의 연작곡에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포르테 기호의 세 번 쓰는 포르테시시모라는 최고의 강렬한 다이나믹으로 마무리한다. 유명한 에튀드(연습곡) c단조 《혁명》, 작품번호 10-12처럼 이 곡도 비극적인 반항의 분위기로 마지막 종지를 장식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야상곡 c단조, 작품번호 48-2에서 처럼 결론 지점에서 가능한 가장 낮은 음역에서 으뜸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야상곡의 분위기와는 달리 전주곡의 최후를 장식하는 곡답게 어딘가 불길한 최종 액센트라고 할 수 있다. 세 차례 내리치는 낮은 D음은 죽음의 종소리처럼 음악을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소리의 저 깊은 나락의 퇴적층으로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