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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사회적 처방' 받는 영국인들 (KBS 24.01.23)

[ 시사기획창 '어떤 가족-고립을 넘다' 중에서] 홀로 보내는 시간, 고독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각자도생의 시대. 외로움과 고립은 대개 특정한 사람들, 사회적 취약 계층의 문제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통계청 조사 결과, 우리 국민 세 명 가운데 한 사람은 어려울 때 도움 받을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슷한 질문을 던지는 ‘OECD 더 나은 삶의 지수’ 공동체 부문도 몇 년째 줄곧 최하위권이었죠. 해마다 느는 고독사율과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까지, 지금 우리 사회의 외로움과 고립 문제는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요? 다방면의 전문가들과 파악해 보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외로움이 과소평가돼 왔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고립되거나 외로움이 심하신 분들 같은 경우는 우선 건강관리를 잘 안 하시고 또 진단을 받아도 약이나 치료를 제대로 받지를 않으시고 그래서 그걸로 인한 의료비용이 만만치 않게 되고, 또 중증이기 때문에 어떤 사회복지 비용도 커져서 사회적 부담을 많이 준다고 보여집니다. [인터뷰] 최영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청년들이 한번 고립되게 되면 연간 약 7조 원 정도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걸로 저희가 추계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사회적 고립 문제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가 함께 그 손실을 감당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외로움과 고립으로 우리 사회가 짊어지고 있는 비용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진행] 손은혜/ [시사기획 창] 기자 더 가난하고 더 소외될수록 더 외로움과 고립의 골은 깊어지고 점점 더 그 안으로 빠져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인과 관계, 송 위원님 어떻게 보시나요 궁금합니다. [인터뷰]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 국민기초생활보장에 의해서 지원을 받는 분들이 1인 가구가 굉장히 많습니다. 부양 의무자가 없어야 됨을 증명해야 되는 제도예요. 실제로 빈곤한 사람들은 고립을 증명했다라고 볼 수도 있는 거죠. 삶의 질이 굉장히 좋고 도시의 면면이 굉장히 화려하지만 이면에 굉장히 여러 가지 혜택이 부족하거나 주거가 취약하거나 그 다음에 여러 가지 전환기에 있는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은 위험 속에 있을 수 있고 안전망이 없을 경우는 굉장히 더 위험해지는 거죠. [진행] 손은혜/ [시사기획 창] 기자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우리가 외형적인 발전은 이뤘지만 그 안에 있는 사회 구성원들은 더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 고립의 체계는 더 공고해지는 거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어떻게 보시나요? 지금의 실태를 [인터뷰] 최영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굉장히 과도한 경쟁 문화를 저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싶거든요. 학업이나 진로를 넘어서 살아가고 있는 모습 자체를 경쟁하는 듯한 우리의 모습들이 있는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거기서 낙오되어서 발생하는 고립이나 이런 문제들은 조금 더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좀 있기 때문에 경쟁적이고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함께 최근 변화하고 있는 세태 역시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인터뷰] 정수미/ 강남구 1인가구커뮤니티센터장 사실상 실질적으로 사람과 개인과 개인이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하는 경험들이 팬데믹 이후로 많이 적어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인터뷰]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SNS나 또는 음성 채팅이나 이런 거를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지만 그 만남의 질이 너무 낮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우울해지고 또 심리적으로 고립되는 느낌 같은 걸 많이 겪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해외에 사는 아이들, 손주들이 보고 싶어질 때면 저 역시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며 마음을 달랩니다. 그런데 오히려 기술이 외로움과 고립을 키운다니. 저서 [고립의 시대]로 인류가 직면한 외로움의 현실을 지적한 영국의 경제학자, 노리나 허츠 교수는 SNS가 만들어내는 착각을 역설합니다. [인터뷰] 노리나 허츠/ [고립의 시대] 저자 휴대전화 화면을 넘겨 가며 소셜미디어를 들여다보고 있자면,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더 인기가 많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더 외롭다고 느끼게 되죠. 오늘날의 외로움 위기에 기술이 근본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세계가 고도성장을 이루었지만, 그만큼 그 그늘도 커진 시대. 허츠 교수는 어느 한 쪽에만 기대서는 그림자가 거두어지지 않는다며, 시장과 정부, 공동체, 개인 모두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인터뷰] 노리나 허츠/ [고립의 시대] 저자 발전은 필요하죠. 하지만 그 이득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에서 분명히 배워왔듯이, 이 문제를 시장에만 맡겨둘 수는 없습니다. 우리 정부 역시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고독사와 고립·은둔청년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펼쳐 지난해 고독사 예방 기본 계획과 고립·은둔 청년 지원 방안, 정신건강 정책 혁신 방안 등을 내놓았습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에서는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범부처 컨트롤타워로 임명하자는 제안도 했습니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이미 많은 국가들이 해결책을 찾아나선 전 세계적 현상입니다. 지난해 11월, 세계보건기구는 외로움을 ‘긴급한 세계 보건 위협’으로 규정하고 문제를 전담할 사회적연결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영국은 가장 먼저 대책 마련에 나선 국가입니다. [녹취] 테레사 메이 / 전 영국 총리 외로움은 사람을 봐가며 오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우리 모두가 외로움에 맞서야 합니다.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 담당 부처를 설립하고 장관을 선임했죠. 외로움을 사회적 질병으로 보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문제에 대응하기로 한 것입니다. 트레이시 크라우치 영국 외로움부 초대 장관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트레이시 크라우치/ 영국 외로움부 초대 장관 정치인들에게 호의적이지 않기로 유명한 영국 언론조차 외로움부의 필요성을 매우 관대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외로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실재하는 문제이며, 정치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외로움부는문제에 어떻게 대처해 왔을까요? (질문/손은혜 기자) 영국에는 이와 관련된 많은 관련 정책들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한국에, 아니 한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정책을 하나만 꼽아주신다면요? [인터뷰] 트레이시 크라우치/ 영국 외로움부 초대 장관 제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외로움 관련 대책은 ‘사회적 처방’입니다. 우리가 몸이 아파 병원에 간다고 할 때, 어떤 경우는 외로움 때문에 그런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일 수도 있거든요. 그럴 때 의사가 약물 대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방법을 대안적으로 처방하는 정책입니다. 사회적 처방. 영국에서는 이 낯선 치료 방법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 걸까요? 병원을 찾은 뎁스 씨. 한때 극심한 정신질환으로 매일 스무 알이 넘는 약을 먹었습니다. 그 부작용으로 입원까지 했던 그녀에게 사회적 처방은 반가운 선택지입니다. [인터뷰] 뎁스 씨 링크워커(사회적 처방 활동가)를 만나러 왔어요. 정신적으로 힘들고 공황발작 때문에 고생하고 있어서요. 사회적 처방은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의약물 위주의 치료가 아닌, 사회 활동 참여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의사가 처방을 결정하면링크워커라 불리는 활동가가 환자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찾는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인터뷰] 게이 파며/ 사회적 처방 활동가 제 도움을 받고 만족하며 지내는 환자들이 많이 있어요. 하지만 몇 달 뒤에 ‘일이 생겼는데 다시 만나러 가도 되겠냐’는 전화를 받을 수도 있겠죠. 그분들은 저를 예전에도 자신을 도와줬고 그래서 또 도움을 받으러 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실 테니까요. 사회적 처방이란 바로 그런 거예요.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죠. #외로움 #고립 #고독사 #1인가구 #혼삶 #사회적비용 #사회적처방 #가족 #시사기획창 #KBS시사 관련 방송일시: 2024년 1월 23일(화) 밤10시 KBS1TV 취재 기자: 손은혜 촬영 기자: 이재섭 김성현 영상 편집: 김대영 작가 : 박희진 자료조사: 정성연 조연출: 이정윤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 유튜브    / @kbssisa   페이스북   / changkbs   WAVVE'시사기획 창'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