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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싱크(Big Think)를 지속하는 힘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고객의 요구, 경쟁사의 혁신, 기술의 발달은 조직에 ‘판을 뒤엎을 만한’ 과감한 전략을 요구한다. 그러나 대담한 아이디어나 상품, 프로젝트를 한 번 내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것이 어떻게 지속적으로 이어져 조직 전반을 혁신할 수 있는지, 즉 ‘빅 싱크(Big Think)’를 어떻게 조직 문화와 구조에 녹여낼지가 궁극적 과제다. 오늘의 주제는 “From Sisyphus to Odysseus”라는 상징적 표현에서 시작한다. 시지프스가 끊임없이 돌을 산 위로 밀어 올리고, 또다시 굴러떨어지는 반복된 노동을 상징한다면, 오디세우스는 지혜와 모험심으로 험난한 바다를 항해하며 귀환에 성공하는 주인공이다. 조직이 기존 방식에 갇혀 무의미한 ‘작은 생각(Small Think)’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남들보다 앞서 혁신을 ‘지속’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빅 싱커(Big Thinker)’로 거듭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빅 싱크(Big Think)’란 ‘빅 싱크’란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고, 대담한 발상과 창조적 추진력을 통해 시장과 조직에 가치를 창출하는 사고방식을 뜻한다. 단순히 신제품 하나를 출시하는 것이나, 획기적인 홍보 전략을 한번 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반에 걸쳐 혁신을 구현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예컨대 폭스바겐의 뉴 비틀(New Beetle)을 뛰어넘어 폭스바겐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것, 또는 스타우드 호텔이 단순히 호텔만 혁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 전체를 재정비해 호텔 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행동이 ‘빅 싱크’의 예다. 그러나 이런 혁신은 한 번의 영감을 통한 아이디어로 완성되지 않는다. 조직 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조해야 하며, 구성원 개개인의 ‘비전’과 ‘의지’를 모아 지속적인 추진력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이 왜 움직이지 않는지, 왜 변화를 두려워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변화를 관리’한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조직 구성원이 “왜” 움직이지 않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그 실존적 동기를 깊이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 프로젝트 회의에서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은 흔하다. 권한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아서, 부서 간 마찰로 ‘이 일은 저 부서 책임이므로 범위 밖’이라고 배제하면서 회의가 공회전하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는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를 떠올린다.. “가자고? 그래, 가자.”라고 말하면서도 결국 움직이지 않는 두 주인공은, 우리가 흔히 보는 회의실 풍경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조직이 실존적 무의미함에 갇혀 꿈쩍도 하지 못하는 장면을 상징한다. 많은 사람이 베케트의 희곡을 ‘암울함’으로만 이해하지만, 그 실존적 메시지는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행동의 촉구’인 것이다. 조직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상적인 단조로운 업무에 매몰되어 “왜 이 일을 하지?”라는 질문을 잊어버릴 때, 혁신은 요원해진다. 따라서 ‘빅 싱크’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각각이 ‘의미’를 찾고, 자기 일에 ‘가치’를 부여하려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린아이들은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며,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고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관습과 규칙, “그건 안 돼”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듣게 되고, 점차 큰 꿈을 접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어린아이처럼 호기심을 유지하며 “이 문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지?”라고 무모할 정도로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빅 싱키 헤드(Big Thinky Heads)”라 부른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10대 시절부터 “빛의 속도로 이동하면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기발한 가설로부터, 특수상대성이론의 기본 아이디어를 찾았다. 권위에 굴하지 않는 태도, 특유의 호기심, 그리고 “즐거움”으로부터 혁신이 시작된 것이다. 무함마드 유누스는 방글라데시에서 ‘마이크로크레딧’이라는 기존에 없던 제도로 금융의 사각지대를 바꿔놓은 인물이다. 제프리 삭스는 외부 원조 정책을 철저히 재검토해 ‘임상경제학(clinical economics)’이라는 개념을 내놓고, 지역 맞춤형 지원으로 효과를 높이려 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큰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해결할 독창적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그리고 조직 내에서도 이러한 ‘빅 싱키 헤드’들이 대담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간다. 그러나 ‘빅 싱키 헤드’를 단 한 명 영입한다고 해서 조직 전체가 자동으로 혁신되는 것은 아니다. 조직 차원의 지원과 환경 조성이 따라야 한다. 이를 “조직적 자극”이라 부른다. 삼성전자 사례를 들면, 디자인 혁신을 위해 Innovative Design Lab을 만들고, 디자이너와 직원들을 세계 각지에 보내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도록 했다. 이는 단순한 연수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와 관점을 끊임없이 ‘주입’하고 연결할 수 있도록 계획된 자극이었다. 이를 통해 삼성은 기업 이미지를 ‘저가 제조사’에서 ‘혁신적 디자인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여기에 “워크/플레이 균형”이 결합되면, 구성원은 놀면서도 일할 수 있고, 일하면서도 놀이의 유연함과 즐거움을 유지할 수 있다. 예컨대 구글은 직원들이 20%의 시간을 자유 프로젝트에 투입하도록 허용해왔으며, 그 결과로 탄생한 서비스와 제품이 회사 성장을 견인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일이 놀이가 되고, 놀이가 일의 영감을 가져다주는 선순환 구조다. 빅 싱크가 지속되려면 조직 전반에 기업가적 정신이 뿌리내려야 한다. 직원에게 프로젝트 오너십을 부여하고, 위험을 감수하도록 독려하며, 실패 시에도 학습을 장려해야 한다. 홀푸드(Whole Foods)가 제시하는 사례가 흥미롭다. 작은 팀 단위로 보너스를 평가하고, 팀원 채용도 직접 투표로 결정하게 함으로써 구성원 개개인의 몰입을 높인다. 모든 데이터가 직원에게 공개되어, 타 부서나 타 매장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다. 이러한 자율과 투명성, 그리고 성과 보상은 “또 다른 작은 혁신”을 조직 전반에 확산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아무리 ‘빅 싱키 헤드’를 모시고 와도, 그리고 창의력을 장려하는 환경을 갖추어도, 부서 이기주의와 폐쇄성이 지배하는 ‘사일로(Silo) 구조’가 있으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부서별로 벽을 쌓고, 상호 교류 없이 내부에서만 일을 처리하면, 큰 아이디어를 구상하더라도 여러 부서가 동시에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워진다. 소니(Sony)가 디지털 시대 초기에 겪은 어려움이 이를 잘 보여준다. 서로 다른 부서가 별개로 작업을 하다 보니, ‘네트워크 워크맨(Network Walkman)’이라는 MP3 플레이어를 내놓았음에도 음악 파일을 넣기가 극도로 불편했다. 사실 소니는 음원(소니뮤직), 영상(소니픽처스), 그리고 뛰어난 하드웨어 기술을 다 갖추고 있었음에도, 각 부서 간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업계 선도자의 지위를 잃게 되었다. 이는 조직 ‘사일로’가 초래한 전형적인 실패 사례다. 사일로를 깨려면, 결국 다양한 관점이 자연스럽게 융합될 수 있는 ‘학제적 사고’가 필요하다. 엔지니어와 마케터, 디자이너, 법무팀 등이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력해야 한다. 비즈니스 전략 역시 이러한 융합적 사고방식에서 큰 돌파구가 나온다. 예: 제품 개발 초기부터 고객 의견을 적극 반영할 때, 엔지니어는 새로운 기술을 시험해볼 기회를 얻고, 마케터는 소비자 니즈를 조기에 파악해 차별화 전략을 제시한다. 빅 싱크 전략을 실행하고 반복하여, 조직이 계속해서 ‘대담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부서 간 협력과 통합적 시야가 필수적이다. 시지프스(Sisyphus)의 굴레를 넘어, 오디세우스(Odysseus)의 항해로.! 시지프스처럼 끝없이 똑같은 업무와 회의를 반복하는 삶은 조직에도, 개인에게도 고통스러울 뿐이다. 현대인의 사무직 노동 또한 시지프스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는 ‘빅 싱크’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작은 생각(Small Think)’의 쳇바퀴에서 벗어나, 오디세우스처럼 끊임없는 도전을 감수하면서도 궁극적으로 목적지(혁신)를 향해 나아가는 선택이야말로 조직과 개인을 모두 구원한다. 이렇게 대담하고 지속적인 모험을 감당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창의성과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정작 “빅 싱크”를 실천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회의실과 보고서 속에서는 이상적으로 들릴지 모르나, 실제로 부서 간 조율부터 보상체계, 의사결정 구조 개혁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시지프스의 운명적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그리고 새로운 ‘오디세이’에 나서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조직적 자극’, ‘워크/플레이 균형’, ‘사일로 해체’를 핵심 화두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실존적 질문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동료들의 ‘빅 싱크’ 동력을 터뜨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조직과 개인 모두를 지루한 반복에서 건져낼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