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불어 좋은날, 나에게 캠핑이란, 비가오나 눈이오나 매주 하루는 밖에서 잠을 청한다. 바람을 손끝으로 느끼며… скачать в хорошем качестве

바람불어 좋은날, 나에게 캠핑이란, 비가오나 눈이오나 매주 하루는 밖에서 잠을 청한다. 바람을 손끝으로 느끼며…

바람을 손끝으로 느끼며 매주 하루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밖에서 잔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하늘이 맑든 흐리든, 바깥으로 나간다. 처음엔 단순한 나들이였지만, 이제는 내 삶의 중심이 되었다. 우리 집에 들어온 막내 포비와 함께 캠핑을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 그 긴 시간 동안 전국 곳곳을 누볐고, 수많은 하늘과 땅, 나무와 물소리를 품으며 살아왔다. 포비는 내 삶에 들어온 선물이었다. 처음엔 강아지 한 마리였지만, 이젠 함께 숨 쉬는 가족이 되었다. 캠핑장 한 켠, 의자에 앉아 포비가 있는 유모차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절로 놓인다. 그 눈빛은 언제나 변함없고, 그 존재는 늘 나를 안심시킨다. 자연 속에 있으면 다양한 곤충들을 만난다. 이름 모를 새소리가 아침을 깨우고,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스쳐간다. 나는 그 바람을 가장 좋아한다. 다섯 손가락을 벌려 하늘을 향하면, 바람이 손끝마다 얹히는 느낌. 그것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묘한 위안이자 기쁨이다. 그렇게 하루를 살아내고 나면, 내가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런 나의 곁에는 늘 한 사람이 있다. 말없이 텐트를 치고, 식사를 준비하고, 내 옆에서 조용히 웃어주는 사람. 내 집사람이다. 함께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마움은 더 커지고, 사소한 말 한마디보다 그 존재 자체가 더 큰 울림이 된다. ‘이 사람과 함께여서 다행이다’ 라는 말이, 문득 불어오는 저녁 바람 속에 담겨 있다. 우리는 여전히 여행 중이다. 삶이라는 긴 길 위에서, 때로는 강가에서, 때로는 숲속에서, 여전히 텐트를 치고 밥을 짓는다. 그리고 늘 그 자리에, 바람처럼 잔잔히 함께 있는 포비와 그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