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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이야기] 원주민 성지인가 천문학 성지인가…하와이 마우나케아 / YTN 사이언스

■ 지웅배 /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연구원 [앵커] 하와이 빅 아일랜드 마우나케아 산 정상에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망원경이 있는데요, 이 천문대에서 근무하던 전 세계 천문학자들에게 비상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이유는 하와이 원주민들의 거센 시위 때문이었는데요. 하와이 원주민들은 왜 천문학자들을 상대로 시위를 벌이고 있는 걸까요? 오늘 (별별 이야기)에서는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지웅배 연구원과 함께 '하와이 마우나케아 원주민 시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앵커] 하와이 마우나케아 원주민들이 마우나케아 천문대에서 근무하는 천문학자들을 상대로 거센 시위를 벌였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인터뷰] 천문학자들은 지구 대기권이나 날씨, 그리고 도시의 밝은 불빛의 방해를 최소화해서 밤하늘을 바라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또 날씨가 건조해서 기상 현상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고산 지대나 사막에 망원경을 많이 건설하죠. 지구상에서 이런 대형 망원경을 건설하기에 좋은 최적의 장소를 꼽으라면, 북반구에서는 하와이 빅 아일랜드 섬의 높은 화산 꼭대기인 마우나케아 정상과 남반구에서는 칠레의 높은 고원에 있는 아타카마 사막을 꼽을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현재 칠레 고원에 차세대 거대 망원경 GMT를 함께 짓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그 모형을 가지고 나오신 거죠? [인터뷰] 네, 맞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칠레에 이것을 짓고 있고요. 또 하와이 마우나케아 정상에는 이미 다양한 나라에서 건설한 거대 망원경 13대가 운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마우나케아는 원주민들에게는 문화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성지라는 건데요. 하와이 전설에 따르면 마우나케아는 대지의 신과 하늘의 신이 함께 만나 사랑을 나누며 우주를 탄생시킨 역사적인 성지로 전해집니다. 비교하자면 하와이 원주민들에게 마우나케아는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에덴동산, 우리나라 단군 신화에서 환웅이 내려왔다고 하는 태백산과 같은 의미의 성지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그렇게 예를 들어주시니까, 하와이 원주민들이 왜 시위를 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는 되네요. [인터뷰] 그래서 본격적으로 거대 망원경 건설이 논의되던 1970년부터 하와이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터전과 문화적 성지에 이런 거대하고 인공적인 과학 시설 장비들이 침범하는 것에 부정적이었습니다. 1974년 천문학자들은 원주민들을 만나 망원경을 최대 여섯 개까지만 건설하는 것으로 합의점을 찾았는데요.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더 먼 우주를 관측하고자 하는 학문적 욕망을 계속 키웠죠. 결국, 1990년대 후반 이미 망원경의 수는 약속했던 여섯 개를 훨씬 넘어 열 개가 됐고, 이 과정에서 일부 원주민 조상의 묘가 별다른 논의 없이 이장되는 등 민감한 문제가 함께 벌어지면서 천문학자들과 원주민들의 갈등은 더 심해졌습니다. 2002년에는 법적 소송으로까지 진행되기도 했고요. 그런데 지난 2010년 미국과 하와이 의회에서 유럽 천문학자들이 제안한 또 다른 새로운 차세대 거대 망원경 건설을 승인해주면서, 다시 천문학자들과 원주민들 사이 갈등이 격화됐습니다. 결국, 작년부터 원주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추가 망원경 건설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는데요. 그래서 원주민들은 마우나케아 관측소로 올라가는 유일한 도로를 봉쇄하고, 망원경 공사 차량이 정상에 올라갈 수 없게 저지하는 시위를 시작한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미 기존 약속을 어기고, 망원경이 13대까지... [YTN 사이언스 기사원문] https://science.ytn.co.kr/program/p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