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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후기》부산 부산역 - 대건명가돼지국밥 ★★★★☆

잡담 - 내일부터는 다시 대구에요! 국밥 - 피시방에서 글 쓰며 휴대폰 충전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다. 바깥에 나오니 선선하다 못해 살짝 춥다. 부평시장에 오픈한 아무 국밥집에 들어가려다가 갑작스레 방향을 급선회한다. 점심에는 시장 국밥을 먹었으니 저녁에는 깔끔한 식당 국밥을 먹고 싶다. 식당 국밥 하니 떠오르는 곳이 있어 네이버로 영업 시간을 검색한다. 굿. 부산역을 향한다. ​ 이곳에 대해서는 돼지국밥 HMR을 검색하다가 알게 되었다. 보통 HMR 제품은 개당 5천 원 ~ 6천 원의 가격대를 형성하는데 이곳의 제품만 유독 7천 원이라 눈에 띄어 글을 자세히 보게 되었고, 상세 글에서 덩치 큰 사장님이 거대한 냄비에 커다란 국자로 만드는 사진이 인상적이었다. 좀 더 자세히 보니 부산역 근처에 매장이 있었고, 그래서 들릴 기회를 노렸는데 점심부터 일정이 즉흥적인 오늘에 딱맞다. ​ 부산역 근처에서 국밥집을 발견하고 당황한다. 어잉. 굉장히 고급진 분위기다. 이제껏 부산역에 내렸으면서도 몰랐던 이유는 국밥집과 이미지 매치가 안 되어 그런 것 같다. 가게에 들어섰다. 가게 입구에는 마스크 낀 이모가 온도 측정해야한다며 입구 옆 쪽에 있는 기계 앞에 서라고 말씀하신다. 비접촉식 온도 측정계가 있는 국밥집은 난생 처음이다. 신기해하며 온도를 측정하고 구석진 곳에 앉아 돼지국밥을 주문하고 내부를 본다. ​ 손님이 참 다양하다. 혼밥하는 20대 여성도 있고, 40대 부부, 60대 부부, 나중에는 젊은 외국인까지. 특이하다 여기며 메뉴판을 보면 가격이 7천 원. 추가 조미료를 보고 엉뚱해서 재밌었다. 다른 건 머그컵에 있는데 후추만 오뚜기 순후추 그대로. 조금 후 반찬과 가위 집개부터 먼저 나와서 김치를 미리 잘라 두고. 양파는 양이 부족한 것 같아 미리 리필했다. 양파 리필하고 얼마 후 잔잔히 끓는 국밥이 도착했다. ​ 고기 양 확인하는데 뭔가 고기 양이 적어 보여 당황한다. 뚝배기가 큰 것 같기도 하고. 고기 양이 아슬아슬한 것 같기도 하다. 밥은 좀 덜 담은 것 같았는데 소면이 있으니 그러려니 하고 국밥을 먹는다. ​ 첫 국물은 뜨거워서 잘 모르겠다. 새우젓 휘젓고 천천히 국물을 맛본다. 개성적이거나 아주 진한, 5점 특유의 맛이 있는 국물은 아니다. 돌멩이 돌리고. 고기를 씹으면 부드러우나 퍽퍽한 살코기가 느껴진다. 김치는 달달하고, 부추도 제법, 양파도 3.5정도는 된다. 대략적인 방향은 파악했으니 다시금 국물을 맛본다. 뜨거움 속에 가려진 맛을 표현하려 하지만 절제된 이라는 단어 이외에는 달리 떠오르지 않는다. ​ 먹다보니 싱거움이 느껴져 새우젓 더 넣고. 고기 양에서 다시금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반찬 먹고 국물을 자세히 맛본다. 싱거워서 소금 살짝 넣고. 절제된 국물을 맛보며 상상한다. 돼지 사골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을 테고, 사골 종류에 따라 맛도 다를 것이다. 보통은 몇 가지 종류의 사골을 섞어 좀 더 복잡한 맛을 낸다. 다양한 맛 중에 한가지만 콕찝어 맛을 낸다면 이런 느낌이 되지 않을까. ​ 하지만 지금까지 먹은 곳 중에 단일 사골맛만 나는 국물과 비교하면 그곳들과는 또 맛이 다르다. 사골 양의 차이일까. 혹은 종류? 모르겠다. 고기를 달리 표현하기 위해 다시금 고기를 씹는다. 부퍽하다 라는 말 이외의 단어는 떠오르지 않는다. 이빨에 닿기까지는 부드러우나, 씹는 순간 수분기 부족한 고기 특유의 뻑뻑함이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느껴진다. ​ 반찬 먹고 국물 먹고 반찬 먹고 고기 먹다 보니 밥을 다 먹었다. 밥 다 먹을 쯤 고기가 적당히 남았지만 밥 자체가 적은 경우라 다 먹고도 긴가민가 하다. 어쨌든 밥그릇 타임이다. 밥그릇에 국물 덜어 다대기를 실험하기 전 다대기를 살짝 맛보니 뭔가 익숙한 맛이 난다. 조합 실험 후 다시 다대기를 직접 먹고 아. 정체를 파악했다. 고추장에 후추맛이 강한 것이 딱 엽기할매떡볶이의 소스가 생각나더라. 국물과는 꽤나 어울리는데 많이 넣으면 상당히 매울 것 같다. ​ 뜨거워서 그런지 국물이 제법 남았다. 계속해서 집중하며 국물을 먹으며 점도를 확인한다. 찰진 느낌은 아니다. 국물의 진함을 파악한다.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것이 딱 중간 정도의 진함이다. 절제되었기에 개성이 아쉽다는 감상을 남기고 서서히 부산을 떠난다. ​ 기차에서 푸근한 포만감을 확인하며 밸런스 딱이라고 느낀다. 시장 국밥 둘에 식당 국밥 하나. 질리지 않고 하루 세 끼 국밥 먹기 딱 좋은 조합. 기차에서 세부 점수를 고민한다. 아마 이곳은 보는맛이 높은 곳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높은 점수를 받지 않을까. 하지만 내 보는맛은 5%이니 별 상관없다. 그리고 흔히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맛처럼 느껴지지만 막상 찾으면 잘 찾을 수 없는 맛처럼 느껴진다. 이에 따라 사람마다 3점이 되기도 5점이 되기도 하지 않을까. 세부 점수를 결정하고 대구를 향한다. 다음 부산행은 다음달에 올 것 같다. 다음주는 밀양 혹은 경산! ​ ​ 국밥점수측정 1. 고기가 많으면 좋다. (약간 많음) ☆ 2. 고기가 맛있으면 좋다. (부퍽살) ★ 3. 국물이 맛있으면 좋다. (절제된) ★ 4. 개성이 있으면 좋다. (너무 뜨거운 국물, 미혹의 고기 양, 보는맛) ☆ 5. 돼지국밥에 가까울수록 좋다. (최대 ☆) ☆ 6. 반찬이 맛있으면 좋다. (최대 ☆) ☆ ​ 찾아오는길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동 1198-2 1층 526번째 국밥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