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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딸은 약속대로 병원에 동행했습니다. "그런데...희정아 지난번에 엄마가 다쳐서 수술하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도대체 무슨 중요한 일이 있어서 병문안도 못 온 거니?" "엄마, 또 그 얘기야?" "그때 너무 서운했어.아무리 그래도 그땐 와야 하는 거 아니었니?" 딸은 잠시 망설이다가 눈치를 보며 말했습니다. "엄마, 사실 그때 시댁 식구들이랑 동남아로 여행 갔었어." 뭐?? "그러니까...네 말은 엄마가 병원에 입원해있을 때...너는 시댁이랑 해외여행을 갔다는 거야?" "어...?아니, 그러니까...엄마한테 말하면 기분 나빠할까 봐 괜히 말 안 한 거지. 원래 가기로 했던 거잖아.시부모님 결혼기념일 여행인데 취소하기 어려웠어." "솔직히 엄마도 다친 거 그렇게 심한 건 아니었잖아.그러니까 나도 마음 편히 갔다 온 거지.고작 그런걸 가지고 뭘 그렇게까지 서운해해?" "그래도 이건 경우가 아니잖아, 너는 네 엄마가 입원했는데 걱정도 안됬니? 마음 편히 갔다 왔다는게 수술한 엄마한테 할 소리야?" "아니 엄마,내가 시댁 잘 챙기는 게 그렇게 못마땅해? 엄마가 돼서 딸이 시댁에서 사랑받으면 좋은 거지, 그걸 가지고 이렇게까지 화낼 일이야?" "너는 시댁엔 그렇게 잘하면서, 나는 자식이라곤 너 하나 뿐인데 너가 내 밥 한 끼라도 챙겨준적 있니? 아니면 먼저 병원이라도 한 번 같이 가줘봤니? 딸로서 나한테 해준 게 도대체 뭐가 있는데! "엄마 진짜 왜 이래 피해의식 있어?엄마도 딸이였으면서, 딸은 결혼하면 시댁이 먼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