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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본색①] 살구씨 독성 논란…'씨'만 아니면 괜찮을까? / YTN 사이언스

■ 이혜리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혜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어떤 이야기 준비해오셨나요? [기자] 네, 살구와 매실 등의 씨앗에는 과다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는데요. 이 가운데 살구씨가 암 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퍼지면서 관련 제품이 불법 유통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살구나 매실, 복숭아 이런 과일들은 일상에서도 즐겨 먹는 식품인데, 과연 정말 괜찮은 건지 오늘 과학 본색 시간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네, 특히 여름이 제철인 것들이라 카페만 가도 눈에 띄더라고요. 그런데 씨앗에 독서물질이 들어 있다고요? [기자] 네, 살구나 매실, 복숭아의 씨앗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시안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자연 독소인 이 물질 자체가 인체에 해로운 건 아니고요. 우리 몸 안에 있는 효소에 의해서 이 물질이 시안화수소로 분해가 됐을 때 문제가 됩니다. 과다 복용할 경우 구토와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는 건데요. 살구씨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식품 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원천 금지하고 있고요. 유럽에서는 성인은 최대 3알, 유아는 절반만 섭취해도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도를 보니까 항암효과가 있다고 해서 살구씨 주사제까지 유통됐더라고요. 그런데 살구나 매실, 복숭아의 경우 보통은 과육을 먹고, 씨앗을 먹는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과육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건가요? [기자] 사실 과육만을 먹을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매실의 경우 덜 익은 것일 때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덜 익은 매실은 씨앗뿐만 아니라 과육에도 독성물질이 들어 있어서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잘 익은 매실을 고르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런데 풋 매실과 청매실이 둘 다 초록빛을 띠고 있어서 색으로만 구분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일반적으로 24절기 가운데 아홉 번째 절기인 망종 이후에 나온 매실은 잘 익은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구매하실 때 이 시기를 고려하시는 게 좋고요. 매실을 칼로 잘랐을 때 풋 매실의 경우 씨앗이 쉽게 잘리거나 부서지지만, 청매실은 잘 깨지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특징을 비교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앵커] 망종 이후 수확한 매실은 문제가 없다고 하니깐 참고하면 좋겠네요. 저는 매실 이야기를 하니까 장아찌나 담금주가 생각났어요. 이런 음식들은 어떤가요? [기자] 네, 매실을 술에 담그거나 설탕에 절이면 독성 물질이 분해되는 특징이 있긴 하지만, 가능하면 씨앗을 제거해 사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매실주를 담글 때는 씨앗에 있는 시안화합물이 알코올과 반응해 에틸카바메이트라는 발암추정 물질이 생길 수 있거든요. 이 물질이 생성되는 걸 막으려면 일차적으로는 씨앗을 제거하는 것이 좋겠고요. 알코올 함량이 높을수록 생성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낮은 담금용 술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일차적으로 씨앗을 제거하고 도수를 낮게 하라고 하셨는데, 준비하시는 분들 참고하면 좋겠네요. [YTN 사이언스 기사원문] https://science.ytn.co.kr/program/p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