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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4장은 예수의 공생애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장으로, 메시아가 어떤 방식으로 길을 걸어가시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장은 광야의 시험으로 시작해 갈릴리 사역의 출범과 제자들의 부르심으로 이어지며, 예수의 사명과 정체성이 말과 행동을 통해 점차 드러난다. 마태는 이 장을 통해 예수가 단순한 종교 교사가 아니라, 시험을 이기고 어둠 속에 빛으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강조한다. 이야기는 곧바로 긴장감 있는 장면으로 들어간다.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신 후,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나아가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신다. 이는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통과해야 할 영적 대결이었다. 예수는 사십 일 동안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심히 주리셨고, 바로 그 연약함의 순간에 시험하는 자가 다가온다. 마귀는 예수의 신분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이라는 말로 시험을 시작한다. 이는 예수의 능력을 의심하는 말이 아니라, 그 능력을 자기 목적을 위해 사용하라는 유혹이었다. 첫 번째 시험은 돌을 떡으로 만들라는 요구였다. 이는 육체적 필요를 해결하라는 제안이었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뜻보다 자신의 필요를 앞세우라는 시험이었다. 예수는 신명기의 말씀을 인용하며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고 응답하신다. 예수는 배고픔이라는 현실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신뢰를 선택하신다. 이 장면은 예수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순종을 선택했기 때문에 기적을 사용하지 않으셨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시험에서 마귀는 예수를 성전 꼭대기로 데려가 뛰어내리라고 말한다. 이번에는 성경 말씀을 인용하며 하나님이 천사들로 보호하실 것이라고 부추긴다. 이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하나님을 시험하게 만드는 교묘한 유혹이었다. 예수는 다시 신명기의 말씀으로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고 단호히 답하신다. 예수는 하나님을 증명해 보이려 하지 않으며, 믿음을 과시의 도구로 삼지 않으신다. 세 번째 시험은 가장 노골적이다. 마귀는 예수를 매우 높은 산으로 데려가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주며, 자신에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이는 십자가를 거치지 않고 영광을 얻으라는 유혹이었다. 예수는 이 시험 앞에서 단호하게 “사탄아 물러가라”고 선언하며, 오직 하나님만 경배하고 섬겨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이로써 예수는 고난 없는 왕권, 순종 없는 영광을 단호히 거절하신다. 마귀는 떠나가고, 천사들이 나아와 예수를 섬긴다. 광야의 시험은 예수가 어떤 메시아인지를 분명히 드러내는 서론이었다. 시험 이후 예수는 요한이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갈릴리로 물러가신다. 이는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해진 때와 방식에 따라 사역을 시작하신 결정이었다. 예수는 나사렛을 떠나 스불론과 납달리 지경에 있는 가버나움에 거하신다. 마태는 이 이동을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과 연결하며, 어둠에 앉아 있던 백성이 큰 빛을 보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갈릴리는 변방이자 이방의 영향이 강한 지역이었지만, 예수는 바로 그곳에서 사역을 시작하신다. 이는 하나님의 구원이 중심이 아닌 주변에서, 강자가 아닌 약자에게 먼저 임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때부터 예수는 요한과 동일한 선포를 시작하신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그러나 같은 메시지라도 그 무게는 전혀 달랐다. 요한이 길을 예비하는 자였다면, 예수는 그 나라를 실제로 가져오시는 분이셨다. 회개는 여전히 핵심이었지만, 이제 그 회개는 예수 자신과의 만남을 통해 구체적인 방향을 갖게 된다. 갈릴리 바닷가를 지나시던 예수는 베드로라 불리는 시몬과 그의 형제 안드레를 부르신다. 그들은 그물을 던지는 어부들이었는데, 예수는 그들에게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고 말씀하신다. 그들은 즉시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를 따른다. 이어서 예수는 야고보와 요한 형제도 부르신다. 이들 역시 아버지와 배를 남겨두고 예수를 따른다. 이 장면은 제자도의 본질을 보여준다. 예수의 부르심은 설명이 길지 않지만, 그 부르심에 대한 응답은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결단이었다. 마태는 이어 예수의 사역을 요약한다. 예수는 온 갈릴리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고,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백성 가운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신다. 그의 명성은 시리아에까지 퍼지고, 각종 병자와 고통당하는 자들, 귀신 들린 자, 간질하는 자, 중풍병자들이 그에게로 몰려온다. 예수는 그들을 고치신다. 이 장면에서 예수의 사역은 말과 능력이 함께 나타난다. 복음은 단지 선포되는 메시지가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의 삶을 회복시키는 능력이었다. 그 결과 갈릴리와 데가볼리와 예루살렘과 유대와 요단강 건너편에서 수많은 무리가 예수를 따른다. 아직 그들이 예수를 온전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둠 속에서 빛을 본 사람들처럼 그에게 이끌려 모여든다. 이 무리는 곧 산상수훈의 배경이 되며, 예수의 가르침을 직접 듣게 될 준비된 자리로 나아간다. 마태복음 4장은 예수의 길이 어떤 길인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예수는 시험을 피하지 않고 말씀으로 이기셨고, 권력의 중심이 아니라 변방에서 사역을 시작하셨으며, 특별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아니라 평범한 어부들을 부르셨다. 그리고 말뿐 아니라 삶을 실제로 회복시키는 능력으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다. 이 장은 독자에게 묻는다. 우리는 어떤 시험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예수의 “나를 따르라”는 부르심 앞에 무엇을 내려놓고 있는가. 마태는 이 질문을 통해, 예수를 따르는 길이 무엇인지 분명하고도 깊이 있게 제시한다.